공수처, '룸살롱 접대 의혹' 지귀연 수사 박차…뇌물죄 입증 관건

뇌물죄 구성요건 '직무관련성·대가성' 입증 과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현판 앞으로 한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2025.1.20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과천=뉴스1) 정윤미 송송이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근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소환 조사한 가운데 향후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를 대상으로 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특정했는데, 지 부장판사를 상대로 뇌물의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판사 이대환)는 지난 7일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첫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사건이 접수된 지 약 1년 만이자 지 부장판사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지 6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지 부장판사의 택시 애플리케이션 기록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쯤 서울 서초구 룸살롱에서 직무 관련자로부터 수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의혹은 지 부장판사가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이후 같은 해 5월 더불어민주당 폭로로 불거졌다.

이후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등 시민단체가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접수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지 부장판사가 참석한 자리의 술값이 300만 원이 넘었다는 취지의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자신의 재판 업무와 관련해 술 접대를 받았고 그 대가로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명확한 물증이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

앞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해 9월 지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해 감사 위원회 심의 결과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죄는 뇌물죄보다 구성요건이 까다롭지 않아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1인당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접대를 받으면 일반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공수처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가지고 처분이 가능할지는 법리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 위반죄가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개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공수처는 수사 대상의 '관련 범죄'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련 법 조항을 근거로 청탁금지법 위반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을 수사 대상 범죄인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한 뒤 관련 범죄인 내란죄로 수사를 확대한 바 있다. 법원 역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내란 혐의 수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아직 수사가 끝난 것도 아니고 정리 단계도 아니다"라며 "수사팀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