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중 아내에 불붙여 사망케 한 70대…檢, 징역 20년 구형

'살해 의도 없었다' 주장…"남편 몸엔 시너 소량만 검출"

/뉴스1 DB.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부부싸움 중 격분해 아내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 심리로 열린 최 모 씨(76)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을 요청했다.

최 씨는 자택 거실에서 아내와 술을 마시던 중 경제적 문제로 말다툼하다 격분해 방에 보관 중이던 시너 한 통을 아내에게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성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의도였을 뿐 아내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낮다고 봤다.

검찰은 "범행 당시 최 씨가 입은 의류에서는 소량의 시너만이 검출됐다"며 "최 씨 주장대로 스스로 몸에 시너를 뿌렸다면 상당량의 시너가 묻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범행 직후 최 씨와 마주친 이들도 모두 '최 씨에게서 시너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최 씨 몸에 상당량의 시너가 묻어 있었다면 아내와 근접한 거리에 있던 최 씨에게도 불길이 번졌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최 씨는 전혀 화상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씨는 수사 과정에서 본인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범행 직후 아내를 병원에 이송하거나 119에 신고하지 않고 방치한 채로 지인에게 연락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당시 만취 상태였고 오랫동안 공황 장애로 치료를 받으면서 오랜 시간 부부 싸움 끝에 격분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했다.

최 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죽는 그날까지 아내에게 용서를 빌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내 가족, 딸, 형, 친구들에게도 용서를 빈다. 조금이나마 선처를 부탁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최 씨에 대한 선고 기일을 다음 달 12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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