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피고인 진술 믿고 '위증' 단언…국조특위 31명 고발 사유 보니

남욱 등 일부 증인 진술 사실로 전제, 다른 관계자 증언은 위증 평가
특검 대상 가능성…법조계 "결론 정한 수사 될까 우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국회(임시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2026.4.16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지난 정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조작 수사를 벌였다는 의혹을 들여다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당시 담당 검사를 포함해 30여 명을 고발하며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위증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욱 변호사 등 관련 사건 피고인의 발언을 사실로 전제한 채, 증인들의 경험이나 기억을 말한 것까지 거짓 진술로 단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증인 고발의 건' 안건을 의결했다.

고발 대상은 총 31명으로, 이 중 22명 위증·선거거부·증언거부로, 9명이 불출석·동행명령거부를 이유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국조특위 검증 대상인 7개 사건(△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통계 조작 의혹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 보도 의혹)을 당시 수사한 검사도 다수 포함됐다.

'증인 고발의 건' 안건을 살펴보면 국조특위는 일부 증인의 진술만 사실이라고 믿은 채, 다른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은 위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미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혐의가 유력한 이들의 증언이 위증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됐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정일권 중앙지검 부장검사. 2026.4.16 ⓒ 뉴스1 이승배 기자

구체적으로 보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를 담당한 정일권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피고인인 남 변호사와 배치된 말을 해 위증한 혐의로 고발됐다.

지난달 16일 청문회에 출석한 남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우리 목표는 하나다"라는 말을 정 검사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반면 정 검사는 "목표가 누구다, 목표가 누구라고 한 적 없다"며 "일체의 편견과 고려 없이 실체적 진실, 그리고 사실대로만 말해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민간업자로 참여해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비밀을 이용해 공범과 함께 총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해 대남공작원 리호남에게 돈을 건넸다고 증언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도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국정원이 확인한 정보와 충돌하는 증언을 했다는 이유다.

방 전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청문회에서 "필리핀에 리호남이 왔어요, 안 왔어요?"라는 서영교 위원장 질의에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리호남 얼굴을 봤으며 방북을 대가로 70만 달러를 줬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방 전 부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한 시점인 2019년 7월 25~26일에는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으며, 제3국에 체류하고 있었다는 정보를 국회에 보고했다.

다만 해당 정보는 사건을 심리한 법원에도 제출됐으나, 대법원은 대북송금을 공모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혐의를 인정해 지난해 6월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했다.

이외에도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에서, 이른바 '연어술파티' 있었는지를 묻는 의원 질문에 "정확히 술 안 먹었고요"라고 답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도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고발된 이들은 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출범을 검토하는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여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 △성남FC 광고·후원 뇌물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인데, 이와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도 특검이 수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특정 진술에 기댄 고발이 향후 특검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아직 출범하지는 않았지만, 국회에서 고발한 내용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리 결론을 정해두고 시작하는 수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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