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장애인 이용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 설치해야"…12년 만에 확정

"탑승할 개연성 있는 노선 버스에 설비 설치 의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버스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해당 장애인이 이용할 가능성이 큰 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지난 2014년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의 결론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전날(16일) 김 모 씨 등 장애인 3명이 버스회사 2곳을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지난 2014년 3월 김 씨 등은 버스회사가 저상버스를 도입하지 않고 휠체어 승강 설비를 장착하지 않은 것과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버스회사에 대한 지도·감독·지원을 소홀히 한 것은 차별행위라며 적극적 조치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함께 냈다.

1·2심은 휠체어 승강 설비 관련 조치 청구를 인용했지만, 저상버스 도입과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교통약자법 등에 의해 장애인은 이동권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며 "A 버스회사는 시외버스에, B 버스회사는 시내버스 중 광역·급행·직행 좌석·좌석형 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상고심에서 대법원 역시 버스 회사들이 휠체어 승강 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위반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즉시 모든 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를 제공하라'는 2심 판결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원고들이 탑승할 개연성이 있는 노선인지와 함께 버스 회사의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승강 설비 설치 대상 버스와 그 의무 시한을 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1월 원고들이 출퇴근, 가족 방문 등에 이용하는 노선의 시외버스 몇 개에 대해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들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