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100명 교사 못해"…재판부 "행위 특정 필요"(종합)

檢 공소장 변경 "발언·정범 행위 등 구체화"…전 목사 측 "교사 행위 적시 안 돼"
재판 앞서 "내 힘으로 오줌도 못 싸는 중환자", "재구속될 리 있겠나" 반발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4.1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차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면서도 교사 행위 특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목사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전 목사는 신앙심을 내세운 심리적 지배로 측근과 보수 유튜버들을 관리하며, 지난해 1월 19일 시위대의 서부지법 난입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검찰은 전 목사의 집회 당시 발언과 장소, 이동 경위와 정범들의 구체적 행위 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소사실을 보완했다.

전 목사 측 변호인은 이에 반발하며 "정범들이 법원 안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적시돼 있지만 피고인의 구체적 교사 행위는 적시되지 않았다"며 "사실관계도 기존에는 서부지법 밖과 사태 전에 일어난 일만 적시돼 있었는데, 변경된 공소장에는 법원 안, 사태 이후의 행위까지 포함돼 공간적 범위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도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서부지법 사태가 일어난 줄도 몰랐다"면서 "법원 안에 100명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100명을 내가 다 교사할 수 있냐"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범별로 몇몇 공무원을 폭행했는지와 피고인의 어떤 행위가 교사에 해당하는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특정하길 바란다"면서 검찰에 공소장 보완을 요구했다.

전 목사 측은 이날 보석 조건과 관련한 참고자료도 제출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법원의 보석 결정에 따라 인신의 자유를 얻고 나왔는데, 검찰보다 더 나서서 언론 매체와 일부 좌파 단체들이 피고인의 언행을 문제 삼고 있다"며 "보석 조건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입장문을 취재진에게 건네고 있다. 2026.4.17 ⓒ 뉴스1 이호윤 기자

전 목사 측은 이날 재판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 목사는 "내가 서부 사태를 조장했으면 현장에 새벽 3시에 있든지 해야 할 것 아니냐"면서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서부사태 당시 일어난 사건도 유튜브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보석 석방과 관련해서도 전 목사는 "나는 오줌도 내 힘으로 못 싼다, 이런 중환자를 두 달 반 동안 구치소에 가둘 수 있냐"면서 "판사도 이를 알기 때문에 보석을 허가한 것"이라고 했다. 보석 기간 중 집회 참석 논란에 대해서는 "7명의 정범과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 조건"이라며 "자꾸 재구속하라고 하는데 내가 재구속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일 전 목사에 대해 건강 상태와 도주 우려가 낮은 점 등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다. 다만 △보증금 1억 원 납입 △주거지 제한 △사건 관계인 접촉 금지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특히 공소사실상 교사 행위와 관련된 정범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날 때까지 직접·간접 접촉이 금지됐다. 다만 집회 참석 금지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 목사에 대한 세 번째 공판기일은 5월 22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