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건희와 함께 건진 만났다…날 이끌었다? 탄핵 예견했냐" 격앙
'모른다'던 기존 진술 번복…"소개자는 기억 안 나"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만난 적 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지난 23일 첫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전 씨를 일관되게 스님으로 인지했고, 무속인으로 만난 적 없다"며 "김 여사가 동석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날 공판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재판부가 "2023년 김 여사의 소개로 전 씨를 알게 됐으며, 그 후로 검찰총장 재직 전까지 여러 차례 김 여사와 함께 전 씨를 만났고, 2021년 대선 출마 이후에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와 세 차례 이상 전 씨를 만났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엄밀히 말하면 여러 차례는 아니지만, 만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따로 다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김 여사 등 증인을 부를 필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저희의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기일 김 여사와 전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채택을 보류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두 번만 봤더라도 어떤 상황에서 기자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한두 번 보고 안다고 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굳이 다툴 필요가 있겠나 한다.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3년에 김 여사의 소개로 전 씨를 만난 것은 맞느냐"고 묻는 말에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상황에 얘기해줄 수 있다고 해서 만났는데 계기가 집사람 소개인지, 검찰 선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집사람과 같이 만난 것은 맞다"고 했다.
재판부가 "법당에서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있느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것도 명확하진 않지만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지, 검찰총장 시절인지 전 씨 집이라는 곳을 아내와 간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 씨와 전 씨가 데리고 온 정치권 관계자 같은 사람이 집에 한 번 온 적이 있는 것 같다"며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본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늦은 밤에 (대선) 캠프 사람들을 만날 때 잠시 코바나컨텐츠로 오라고 한 적은 있지만 웬만하면 집으로 오라고 한다"며 "코바나컨텐츠에 가서 누구를 만나면 언론에 노출되기 때문에 굉장히 피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특검 측이 "전 씨와 별다른 친분이 없다는 취지 발언 후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 씨를 처음 소개해 준 건 배우자 김 여사고, 단순한 친분 이상인 점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서증조사 의견을 밝히자, 윤 전 대통령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씨가 저를 그렇게 이끌어왔다고 하면, 자신이 구속되고 제가 탄핵당하는 걸 예언했느냐"며 "계엄 전부터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엄정하게 해서 통일교 수사가 진행됐는데, 자기가 이렇게 될 운명을 알았다고 하느냐, 특검에서 안 물어봤냐"고 쏟아냈다.
재판부가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기자를 증인으로 불러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물어본 건지 증인 신문을 해야 하는데 증거조사도 할 수 없는, 심판 대상 특정도 안 된 공소사실"이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대한민국 법정에서 전직 대통령의 선거법 재판을 하려면 품격 있는 이야기를 해야지, 무속인이 예견했다고 하냐"며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을 예견 못하냐"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씨에 대한 증인 신문과 관련해서도 "법정에서 쇼하자는 얘기"라며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오는 20일 전 씨를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 기간 중인 2021년 12월 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 전 검사장의 친형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고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윤 전 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했고, 전 씨를 김 여사로부터 소개받아 함께 만난 사실이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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