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체포 방해' 2심 징역 10년 구형…尹 "정치적 올가미 씌워"(종합)

1심 징역 5년 선고…특검 "'초범' 양형 참작, 동떨어진 판결"
尹, 21분 최후진술 "계엄 해제, 시민이 못 막았단 건 말 안 돼"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형사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내란 사건 재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2025.9.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유수연 한수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심 결심 공판에서 "정치적으로 올가미를 씌우려고 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기소하고 재판을 받게 하는 게 상식에 맞느냐"고 주장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선고기일을 연다.

특검팀은 6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피고인 측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범행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고, 국가 재원을 동원해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공권력을 사유화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탄핵 소추 이후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해 선동해 극도의 갈등과 분열을 겪었고 후유증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집행해야 함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수사 및 재판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며 "자신 때문에 가담한 하급자들이 구속되거나 수사 대상이 돼 조사받는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인정은커녕 거짓말쟁이 취급하며 책임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범행은 재범을 상정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지만,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본 것은 동떨어진 판결로 보인다"며 원심 형량은 범행 내용의 중대성과 죄질 등에 부합하는 적절한 형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국무회의 소집을 통지했으나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 허위 공보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21분간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공권력으로 왜 못 막았겠냐"며 "(해제 표결을) 막으려고 했는데 시민들에 의해서 못 막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 "저 역시 검사 시절에 청와대에 대한 영장 집행 시도를 많이 했다"며 "과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범에 대해선 조사한 적이 있는데,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 강제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는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는, 누구나 다 아는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관저 구역에 무단으로 들어왔으면 퇴거 요청을 하는 것이 경호관이 해야 할 일"이라며 "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했느니, 어쩌느니 이런 발상이 어떻게 나오는지 법을 오래 다룬 사람으로서 납득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적으로 저에게 올가미를 씌우려고 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기소하고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상식에 맞나 싶다"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상식에 반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최종변론을 하는 도중 개입해 직접 변론하기도 했다.

변호인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작성한 수색 중지 확인서를 제시하자, 윤 전 대통령은 "영장 유효 기간 내에 다시 올 수 있고 오늘은 이만 돌아간다고 관리자에게 확인받아 가는 것"이라며 "수사 관행상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재판부에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대통령과 국무위원은 수직적 관계고, 대통령은 국무회의 소집·운영에 관한 광범위한 재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체 위원을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없고, 의사정족수만 전제하고 있어 일부 국무위원에게 통지를 누락했다는 점을 곧바로 법령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에 대해선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외관을 조작할 동기 자체가 없었다"며 "원심은 80년 비상계엄 당시 문건과 이 사건 문건을 단순히 비교해 비상계엄에 관한 적합 부서 문건으로 인정했는데, 80년 당시 문서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실오인 및 법리 호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2심에서도 공수처와 검찰에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변호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수사하다가 자연스럽게 내란죄가 드러나 수사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내란죄를 수사해 수사 권한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심리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29일 오후 3시 선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란전담재판부 출범 후 첫 판단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정문을 손괴하고 경호처 관계자들의 엄부를 방해하는 등 체포영장 집행 중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비상계엄 해제 뒤 사후 선포문을 만들어 폐기한 혐의도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와 외신에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 등 허위 사실을 PG(프레스 가이드)로 작성·전파한 혐의도 포함됐다.

1심은 비상계엄 관련 국무위원 7명 심의권 침해와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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