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후 '수사 폭풍' 온다…검찰개혁 첫 시험대

선거범죄 3000~4000건…공소시효 짧고 사건 복잡
"경찰 개편에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면 수사 공백"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가 늦은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훈 기자 =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시대가 10월 막을 올리는 가운데, 6·3 지방선거 전후 쏟아질 대규모 선거범죄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초기 성패를 가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선거범죄는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반면, 사실관계는 복잡다단해 대표적인 '고난도 수사'로 꼽힌다. 경찰 내 조직 개편과 검사의 보완수사권 축소가 맞물릴 경우 '수사 공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AI 가세" 더 어려워진 선거범죄…"수천 건 쏟아진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경은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적게는 3000여 건, 많게는 4000건 이상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검찰청 등 통계에 따르면 직전 선거였던 제8회 지방선거(2022년)에선 3790명, 제7회 지방선거(2018년) 땐 2111명의 선거사범이 각각 입건됐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까지 불법 선거에 동원되는 추세다.

무더기로 쏟아지는 사건을 6개월 내에 수사·기소까지 마쳐야 하는 탓에, 경찰과 검찰은 선거철 이후마다 비상이 걸렸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2022년 9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직접수사는 경찰이, 보완수사는 검찰이 분담해 왔다. 선거범죄는 중수청이 전담하는 6대 범죄에 속하지 않아, 수사 부담은 일선 경찰에 집중될 전망이다.

25일 서대문구 경찰청에 게양된 경찰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스1 이동해 기자
"공소시효 6개월인데…수사하다 발령 날 수도"

문제는 중수청·공소청 체제는 6·3 지방선거 4개월 뒤인 10월 2일 출범한다는 점이다. 간판만 바꾸는 공소청(검찰)과 달리 중수청은 새 조직을 꾸려야 해 청사 입지부터 내부 인선까지 대대적인 '개편 전쟁'이 불가피하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도 변수다.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살아있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법 개정 과정에서 보완수사권이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마약, 경제 사건보다 훨씬 어려운 수사가 선거범죄다. 공직선거법은 법 개정이 잦은 데다, 사실관계도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법률 전문가인 검사도 밤샘 근무를 하며 머리를 싸매기 일쑤인데 경찰이 온전히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베테랑 수사관들이 뭉텅이로 (중수청에) 차출될 텐데, 10월이면 한창 선거범죄 수사가 진행되거나 검찰 송치 직전일 시점"이라며 "(선거범죄) 수사는 뒷전이 되고 내용도 부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오후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사이버 선거 범죄를 근절하고, 정책선거 실현을 다짐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26.2.23 ⓒ 뉴스1 공정식 기자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남겨야"

법조계는 공소청·중수청 체제가 확정된 이상,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후속 입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선 지검의 차장검사는 "극단적으로 가정하면 10월 2일 이전에 검찰로 송치된 사건은 공소청이 마무리 점검(보완수사)을 하고, 이후 송치된 사건은 경찰 수사로만 끝나게 된다"며 "수사 품질 문제가 불거지지 않겠나"고 했다.

선거범죄를 수사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이번 지방선거 관련 사건에 미진한 결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으면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범죄 사건이 제때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경찰 일각에서도 '보완수사 요구권'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은 "통상 선거범죄는 경찰이 4개월 수사하고, 검찰이 2개월 보완하는 4·2 공식이 있다"며 "(보완수사가) 요구권 형태로만 남으면 (검·경의) 협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