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방해' 경호처 간부들 대체로 혐의 부인…"경호 임무 충실"

사실관계는 인정…"적법성 착오 탓"
尹, 별도 재판서 '체포 방해' 유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대통령경호처 고위 간부들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부인했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간부들은 경호관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하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2일 오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김신 전 경호처 가족부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체포를 시도할 당시 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군 지휘부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전 차장에 대해선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박 전 처장 측은 공소사실의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특수공무집행을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공무집행의 적법성에 대한 착오에 기인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당시 박 전 처장의 행위는 경호 관련 법률에 따른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 아무런 친분이 없고, 경호처장으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되 위법을 감수할 이유나 동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전 처장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체포라는 상황에서 경호처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며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기관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경호처는 대통령 경호와 사법 절차 사이 난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관과 보호관 대치 과정에서 어떤 폭력이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1차 체포 시도 이후 국가기관 간 충돌이라는 불상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최상목 당시 권한대행에게 중재를 권하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대안을 찾아달라 요청했지만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쳤으나 2차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것을 보면서 법률 검토가 잘못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순간의 판단은 아쉽지만 국가 공권력을 무력화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전 차장 측은 2024년 12월 30일 발부된 첫 번째 체포·수색영장에 관한 집행 방해 혐의와 지난해 1월 7일 체포·수색영장 집행 당시 차벽·철조망 설치는 인정했다. 다만 총기 소지 등 위력 순찰을 지시하는 등 혐의는 부인했다.

또한 김 전 차장 측은 대통령경호법의 처벌 규정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이 전 본부장 측은 공소사실 내용 전반을 인정했으나 상급자의 지시에 따랐을 뿐, 다른 피고인들과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신 전 부장 측도 다른 피고인들과의 사전 공모를 부인했다.

내란 특검팀은 체포 방해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별도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 이 사건에서 김 전 부장에 대한 공소장은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사건의 1심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체포영장 등이 발부된 2024년 12월 30일부터 이듬해 1월 집행되기까지 경호처가 공수처를 위법하게 저지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한 점을 인정하면서 유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김 전 부장에 대한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