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입찰담합' 가구업체·임직원 유죄 확정…최양하 前한샘 회장 무죄

아파트 빌트인가구 공사 입찰 담합 혐의…전·현직 임직원 징역형 집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아파트 빌트인(붙박이) 가구 입찰 과정에서 2조3000억 원대 가격 담합을 벌인 가구업체들과 전·현직 임직원들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다만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담합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서 무죄가 유지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건설산업기본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가구업체 임직원 10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법인 한샘·에넥스는 벌금 2억 원, 한샘넥서스·넥시스디자인·우아미는 벌금 1억5000만 원, 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는 벌금 1억 원으로 원심의 판단이 유지됐다.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 전 회장은 상고심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 업체와 임직원들은 2014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건설사 24개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 783곳의 빌트인 가구 공사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써낸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담합한 입찰 규모는 약 2조326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런 담합으로 건축비에 포함되는 가구비용이 높아져 장기간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고 판단하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빌트인 가구는 아파트 등 건축 과정에서 시공과 함께 설치되는 가구로 분양가에 포함된다.

1·2심은 가구업체들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건설사들이 발주한 가구 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의 경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최 전 회장이 최종 결재만 하는 위치였으므로 담합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임직원들이 최 전 회장에게 입찰 담합을 직접 보고했다는 증언·진술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다른 임직원이 보고했다고 전해 들었다는 식의 간접 진술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자료에 담합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일부 표현이 포함돼 있지만 이것만으로 피고인이 이를 인식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부연했다.

상고심에서 검찰은 장기간 반복된 입찰 담합을 건설시장 전반의 공정성을 침해한 하나의 범행으로 보고 전부 포괄일죄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입찰 공정성이라는 피해 법익이 건설사(발주처)별로 구별된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밖에 나머지에 관해서는 원심에 법리 오해 등이 없다고 판단하며 검찰과 피고인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