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그림 청탁' 김상민 전 검사 2심 시작…위작 여부 쟁점으로

김상민 측 "위작 확신"…5월 8일 선고 전망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공천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17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국회의원 선거 출마 준비 과정에서 선거용 차량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한 항소심이 27일 시작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네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와 관련해 위작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6-2부(고법판사 박정제 민달기 김종우)는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부장검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구매해 김 여사에게 건넸는지 여부와 해당 그림의 진품 여부를 2심의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수사 과정에서 해당 그림에 대해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두 군데에 감정을 의뢰했는데, 양측은 위작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진품 감정을 의뢰했으나, 국과수는 감정이 불가하다는 회신을 보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해당 그림을 직접 구매해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직무 관련성과 그림 진품 여부에 대해선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림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에 대해 1심 판결에서 심리했고 이제는 그림의 진품·가품 여부와 관련된 허들을 넘어야 한다"며 특검 측에 해당 사건 그림의 가액이 100만 원 이상인지 석명을 구했다.

그러면서 "청탁금지법에서는 구성요건이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인데 특검 측은 1억 4000만 원 상당의 그림을 김 여사에게 공여했다고 특정했다"며 "1억 4000만 원에 매매를 통해 취득된 것 맞지만, 객관적 가액이 맞는지 충분한 논쟁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검사 측은 해당 그림이 위작이므로 가액을 1억 4000만 원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실질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100만 원 미만으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검사 측은 "여러 대금 상황을 볼 때 위작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에 해당 그림을 법정에 가져올 수 있는지 물었고, 특검 측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 측과 김 전 검사 측은 각각 해당 그림을 가품과 진품이라고 감정했던 미술품 감정사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4월 17일 변론을 종결하고 5월 8일 선고기일을 연다는 방침이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2월 김건희 여사에게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건네며 공직 인사와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림은 김 전 검사의 장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김 전 검사는 2024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이른바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 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비용을 대납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김 전 검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139만여 원 추징을 명령했다.

이우환 화백 그림 관련 공천 청탁 혐의에 대해선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그림을 전달·교부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그림 구매 대금을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가 부담했을 가능성, 김진우 씨가 그림을 교부받고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