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특검·檢개혁 후폭풍…검사 1인당 최대 700건 '사건 포화'
적체사건 급증…특검·합수본 파견만 141명
작년 퇴직검사 175명 최근 5년 중 최다
- 정윤미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송송이 기자 = 이재명 정부 들어 5대 특검이 출범하면서 검사들의 파견이 계속되자 일선 검찰청에서는 '사건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면서 수사 인력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단순히 검사의 업무 과중 문제를 넘어 처리되지 못한 사건이 쌓일수록 피해자 회복이 지연되는 등 국민 피해로 이어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복수의 수도권 소재 지검에서 검사 1명당 500건 이상의 사건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1인당 적체사건 100건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며 3개월 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이 무용지물이 된 데에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특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등 파견 요청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김건희·내란·순직해병 3대 특검에 파견된 검사 수는 115명(김건희 70명·내란 15명·순직해병 3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상설특검에 파견검사된 5명은 지난 5일 수사를 종료하고 복귀했다.
현재 가동 중인 2차 종합특검은 특검법상 15명의 파견검사 수를 채우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합수본은 6명의 파견검사가 근무 중이다.
통상 특검에는 부장검사급이 파견된다. 부장검사는 각 부서의 수사 실무를 총괄하며 일선 검사들을 지도·감독하는데 이러한 부장검사의 부재로 일선 검사들의 사건 처리도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검찰청이 제공한 '최근 2년간 전국 지검별 미제사건 수'를 보면 2026년 2월까지 미제사건 수는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5년 9만6256건 대비 2개월 만에 2만여건이 는 셈이다. 2024년 6만4546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다.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에 따르면 천안지청의 경우 검사 정원 35명인데 현재 남아있는 검사는 12명(수사검사 8명·공판검사 4명) 뿐이라고 한다. 이 중 7명이 초임검사다.
안 검사는 "(검사들이) 특검, 합수본 등 각종 명목으로 어디 가버렸다"며 "수사 검사 1명당 미제사건은 진즉에 500건을 돌파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익명의 한 부장검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모 지청의 경우 검사 1명당 맡은 사건 수가 700건을 초과했다고 한다. 또 다른 지청은 검사 1명당 400건이 넘는 사건을 맡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3대 특검이 끝나고 파견검사들이 복귀해서 밀린 사건들 정리하고 있지만 1년이 넘어간 미제사건들은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도 "특검에만 인력이 쏠려있다 보니 기본 사건조차 처리가 안 되고 있다"며 "맡은 사건이 100건이 넘어가면 파악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퇴직검사의 급증은 사건 적체의 또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검사 수는 175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2024년 132명 △2023년 145명 △2022년 146명 △2021년 79명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123명이 사퇴했다. 첫인사에서는 이른바 '비(非)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인사 직전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정부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사의를 표명했다.
같은 해 '10년 미만' 검사들의 퇴사도 50건으로 예년 대비 크게 늘었다. △2024년 38명 △2023년 39명 △2022년 43명 △2021년 22명이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의 권한이 대폭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 부족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검찰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사건을 이첩하기 전까지 6개월간 최대한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익명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무력감보다는 매일 주어진 일들을 할 뿐이지만 적체된 사건은 이미 손 쓸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고위 간부도 "어찌 됐든 우리한테 주어진 사명은 그냥 다하자, 묵묵히 다하자, 이런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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