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의혹' 부장판사·변호사, 구속 기로…이르면 밤 결과(종합)

서울중앙지법, '전주지법 뇌물' 의혹 부장판사·변호사 영장실질심사
"증거 왜곡" vs "본질 흐려" 공방도…10년만 현직 판사 구속 갈림길

고등학교 선배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모 부장판사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2026.3.23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고교 동문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재판 편의를 제공한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가 23일 구속 갈림길에 섰다. 현직 판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이후 10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모 부장판사(44)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7분쯤 취재진을 피해 법정에 출석했다. 이에 앞서 정 변호사도 이날 오전 10시 영장실심사를 받았다. 두 사람의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저녁 나올 전망이다.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근무 시절 고교 동문인 정 모 변호사(48)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현금과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변호사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 용도로 무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도 있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을 건네고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무상 임차 이익을 포함하면 전체 금품 수수 액수는 수천만 원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지난 18일 김 부장판사에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 뇌물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 이후 10년 만이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후 현직 판사에 대해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기도 하다.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의 수임 사건 20여 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공수처 조사에서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 측도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판사 측은 지난 20일 법률대리인 민병관 변호사를 통해 "공수처가 그동안 무리하고 탈법적인 수사를 진행하다가 증거를 왜곡해 무리하게 구성한 혐의 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확보한 증거와 관련 자료는 법원에 의해 여러 차례에 걸쳐 발부받은 영장에 근거해 객관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된 것"이라며 "특히 구속영장 청구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충분한 증거에 기초해 범죄 혐의 소명,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자로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으로 발령받아 근무해 왔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