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특사경 '제한적 협력'만 남긴다…'각론'도 전쟁 예고
공소청법선 걷어냈지만…형소법엔 살아있는 '지휘·감독권'
"특사경 절반 1년차·불기소인데"…검사·특사경 관계 향배는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국회 통과로 제2의 형사사법 체계 논의가 각론(各論)으로 접어들었다.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와 함께 대한민국 수사체계의 한 축인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과 검사의 '관계 설정'에도 눈길이 쏠린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은 공소청법 제정 과정에서 빠졌지만 형사소송법과 부령(部令)엔 여전히 살아있다. 여권은 나머지 법령에서도 검사 권한을 대폭 걷어내겠단 기류인데, 법조계는 물론 정부도 난색을 보여 격론이 예고됐다.
23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이후 형소법 개정 단계에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삭제하고, '제한적 협력 관계' 수준으로 문안을 고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적 협력'이란 특사경의 요청이 있을 때 검사가 법률적·수사 방법론적 조언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관계다. 자칫 조언 또는 협력을 악용해 공소청 검사가 사실상 수사 지휘나 감독을 할 가능성을 차단할 단서 장치도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공소청법 원안 제4조에는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담겼지만, 여당 강경파 의원의 반대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최종안에선 삭제됐다.
공소청법에서 빠진 '특사경 지휘감독권'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형소법과 부령(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및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칙) 등에 여전히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형소법 제245조의10은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고(2항),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하며(4항),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례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해야 한다(5항)"고 정하고 있다. 검사 지휘의 구체적 사항은 부령에 따른다.
조직법인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특사경 지휘감독권이 삭제된 만큼, 위헌 소지 등 법률 간 충돌을 피하려면 형소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형소법 조항이 그대로 살아남을 경우, 공소청 검사는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특사경 지휘감독권을 둘러싼 여권과 법조계의 시각차가 극명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 삭제를 직접 지시했던 만큼, 형소법에서도 권한 축소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조계와 일부 부처 및 지자체는 검사의 지휘감독이 일부라도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
특사경은 노동·산림·환경·식품·세무 등 특정 분야 공무원에게 제한적 수사권을 부여해 소관 법률 위반 사건을 수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담당 분야에 특화된 행정 전문성을 동원해 수사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법률 전문성이 떨어져 검사 개입이 막힐 경우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특사경 총 2만161명 중 절반가량(48%)이 경력 1년 미만이었다. 같은 해 특사경이 송치한 사건 가운데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45%에 불과했다. 과거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남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행정 절차나 내용을 잘 아는 특사경도 형사소송법 이론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일선 검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익명의 서울 소재 부장검사는 "향후 수사 공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도 특사경과 검사를 완전히 분리할 경우 '사법 공백'이 올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이에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쟁점은 검사의 지휘감독권 삭제보다는 '협력 범위 설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을 완전히 막으면 앞으로 특사경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물음표가 붙는다"며 "둘의 관계를 협력 내지 조언으로 남기되 이를 악용해 사실상 (특사경을) 지휘할 여지를 줄일 수 있는 범위 설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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