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김범수 항소심 시작…'시세 조종 목적' 여부 관건

공개매수 저지 목적·시세 조종 인정 두고 공방
1심 "근거 충분하지 않아" 무죄 선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5.10.21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4-1부(부장판사 김인겸 성지용 전지원)는 20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창업자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같은 해 2월 16∼17일, 27일 사흘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공모해 약 1100억 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물량소진 등의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선 카카오의 행위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목적이 있었는지 △시세조종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시세 조종 목적의 인정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이미 주식 매수하기 전부터 12만 원을 상회했고, 내려갈 기미가 없어 공개매수에 실패했다"며 "당시 공개매수 저지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자는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공개매수 저지'라는 표현을 이 사건 피고인들, 경영진들은 물론이고 배 전 대표의 지휘를 받아 카카오의 투자 관련 수익률을 담당한 직원들도 그런 용어를 썼다"며 "시세조종으로 공개매수를 할 수밖에 없던 것이어서 시세조종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8일 오후 2시에 한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열고, 공판기일을 4회 정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21일 김 창업자를 비롯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1심은 카카오의 SM엔터 주식 취득이 시세 조종성 주문이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1심은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대상 주식에 대한 대규모 장내 매수 행위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매수 행위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