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지휘 박탈 檢 "범죄 입증 어려워"…보완수사 '사수' 희망도

중수청·공수청법 최종안…'檢 권한 더 축소' 방점
"형사체계 붕괴" 우려 속 "보완수사권 유지?" 기대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훈 기자 = 정부·여당이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더 축소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수청법 최종안을 마련하고 19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공소청이 알맹이 없이 뼈대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종안은 검사의 직무 범위를 법률로 한정하고,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감독권까지 박탈한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다만 여당 강경파가 주장해 온 검찰총장 명칭 변경과 검사 전원 해임 후 선별 재임용 등은 관철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검찰개혁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강경파에 맞서 검찰에 힘싣기를 하고 있어, 검찰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인 보완수사권을 일부라도 지킬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사 직무 범위 法 한정하고…특사경 지휘·감독권도 삭제

17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검사가 수사권을 확보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법률에 의해서만 검사의 직무 범위를 정하도록 (정부안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검사가 수사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구조를 수정했다"며 "입건 통보 의무, 검사의 입건 요구권, 광범위한 의견 제기권 등을 삭제해 공소청과 중수청을 향후 대등한 관계로 재정립했다"고 강조했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도 없앴다. 김 의원은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소청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하고 이를 통해 검사가 수사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구조를 수정했다"며 "나아가 검사의 특사경 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삭제했다"고 했다.

중수청법은 중수청이 담당하는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를 세분화해 법에 명문화하고 '법 왜곡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공소청에 대한 중수청 수사관의 입건 통보 의무, 검사의 입건 요청권 등을 규정한 중수청법 45조는 삭제했다.

민주당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당정협의안을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공소청법·중수청법이 시행되면 78년간 휘둘러온 검찰의 수사개시권·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영장 청구권 등 무소불위 권력이 분리·차단될 것"이라며 "이로써 검찰청 폐지에 이어 검찰개혁 2단계가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7 ⓒ 뉴스1 유승관 기자
"형사사법 시스템 마비된다" 검찰 아연실색

검찰개혁 2차 입법안이 검사의 권한을 더 제한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검찰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특히 전문 수사 인력이 아닌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까지 없앤 점에서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허탈함까지 나오고 있다.

일선 지검의 부부장검사는 "특사경은 (경찰보다) 수사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공무원이 임명되기 때문에 (특사경 수사를 검찰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반대로 처벌 조항을 적용하는 것부터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까지 (특사경이) 검찰에 일일이 문의하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특사경은 산림·환경·식품·세무 등 특정 분야 공무원에게 제한적 수사권을 부여해 소관 법률 위반 사건을 수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담당 분야에 특화된 행정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사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지만,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배제될 경우 수사 완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위법수집 증거'를 이유로 지난달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사건을 예로 들며 비슷한 수사 패착이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압수수색 등 초동수사를 통한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위법 증거 수집은) 법률 전문가들인 검사도 이따금 저지르는 실수"라며 "절차를 위반해서 증거를 수집했다가 (위법 수집 소지로)증거가 다 날아가 버린다면 (범죄) 입증도 난망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이날 당·정·청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세부안에 합의, 검찰개혁 법안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2026.3.17 ⓒ 뉴스1 이광호 기자
"보완수사권 사수 명분은 커졌다" 셈법도

다만 검사의 권한 축소가 역설적으로 '보완수사권'의 유지 혹은 일부 존립 필요성을 관철할 명분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한 점도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향방의 가늠자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없는 상태로 공소청이 출범할 경우, 공소청 검사는 경찰의 수사 자료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자칫 엉뚱한 수사나 불충분한 증거로 재판 단계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우려가 있는 만큼, 기소 전 마지막 단계에서 검사가 수사에 있어 '최소한의 보완'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는 논리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공소청은 물론 형사사법체계 자체가 구조적으로 형해화될 것이라는 게 검사들의 공통된 인식이자 상식"이라며 "억울한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더 줄이자는 것이 (검찰개혁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부·여당도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6·3 지방선거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을) 통으로 남기냐, 아예 배제하느냐는 (양극단의) 논의는 지나갔다"며 "이제 (보완수사권을) 일부만 줄 것이냐, 아니면 특정 분야로 한정할 것이냐 등 범위 조정의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