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발의에 법왜곡죄 고발·사법3법까지…'사면초가' 조희대 앞날은

일부 의원 탄핵 공식 선언…법왜곡죄 첫날 고발까지
법원 내부 "사법 독립 훼손 우려" "정무적 접근 필요도"

정부가 사법개혁 3법을 공포·시행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선고와 관련해 법왜곡죄로 경찰청에 고발됐다.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범여권 의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공식화한 가운데 법왜곡죄 고발과 사법개혁 3법 시행까지 겹치면서 사법부 수장이 동시다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1년 3개월가량 남아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병주·민형배·이성윤·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 범여권 일부 의원은 전날(12일)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의원들은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와 관련해 △재판 절차 기본 원칙 훼손 △상고심 권한을 넘어선 사실심 판단 개입 △비정상적 재판 속도에 따른 정치적 중립 훼손 △비공식 특정 재판연구관 조직을 통한 사전 심리 의혹 등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사법부 수장으로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내란 관련 사건에서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점도 제시했다.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 역시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전날(12일)부터 시행된 재판소원 도입과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정원 확대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과도 맞물리고 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은 법왜곡죄 시행 첫날부터 고발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을 심리하면서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면서 법왜곡죄를 근거로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법왜곡죄는 판사·검사 등이 권한을 이용해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반부패수사과는 해당 사건을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 사실상 경찰의 법왜곡죄 '1호 수사'인 셈이다.

재판소원 제도 시행으로 법원 확정판결도 헌법재판소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점 역시 법원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날에만 재판소원 사건으로 총 20건이 접수됐다.

정치권의 탄핵 추진 여부와 법왜곡죄 수사 등에 따라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치권 압박 속에서 사법부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3년 12월 취임한 조 대법원장은 법관 정년(만 70세) 규정에 따라 임기가 약 1년 3개월가량 남아 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과 법왜곡죄 처벌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계속되는 사법부 압박 기조에 법원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한동안 사법개혁 입법으로 몰아쳤으니 정치권에서 당분간 수위 조절을 할 수는 있지만, 이런 움직임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 같다"며 "판사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집단은 아니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문제의식이 있어도 잠잠한 편이었는데, 대법원장 거취까지 건드린다면 분위기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보다 정무적으로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여권에서 강하게 나오는 걸 보니 대법원이 초반부터 지금까지 너무 원칙적으로만 대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정무적인 의견을 내야 할 때도 있는 건데 대법원장 자체가 원칙주의자로서의 성격이 워낙 강하다 보니 공세만 더 거세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