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소취소 추진…법조계 "법치주의 근간 흔들려" 우려
1심 판결 전인 대장동·대북송금 등 대상될 듯
법적 안정성 후퇴…"'내 사건도 취소' 진정 쏟아질 것"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를 요구하며 국정조사를 띄우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1심 판결이 나오기 전 공소를 취소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어 향후 검찰이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5일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사건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여당 내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는 오는 11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이튿날 본회의 보고를 목표로 여당 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국정조사 대상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보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 총 7건이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피고인으로 기소된 3건(대장동 개발 특혜·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쌍방울 대북송금)도 포함됐다.
여당이 지목한 사건 중 현행법 상 공소취소가 가능한 재판은 대장동·위례신도시·대북송금·문 정부 통계 조작·윤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 5건이다.
형사소송법 제255조에 따르면 검사는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데, 지난 1월 검찰의 항소로 2심 예정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김용 전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사건은 그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이 국정조사 대상으로 꼽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재판을 받던 5개 사건 중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1심 진행 도중 중단돼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았지만, 각 재판부는 '6·3 대선 전후로 대통령은 임기 중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에 근거해 재판을 잇달아 중단했다.
1심 판단 전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면 법원은 사건 심리를 중단하고 공소를 기각한다. 검찰의 공소취소가 곧 재판 종결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렇듯 공소취소는 가능하지만, 검찰이 실제 나설지는 미지수다.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공소를 취소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소를) 취소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다"며 "기소한 이상 재판부로부터 유무죄 판단을 받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인 조치인 만큼 공소 취소 전 사건 담당 검사가 속한 지검뿐 아니라 상급기관인 고검과 대검찰청까지 보고가 이뤄지고, 실제 취소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사건에 대해서만 검사의 기소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소취소를 따지게 되면, 법적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게 될 것"이라며 "권력자는 법원의 심판도 받지 않는다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당(當)·부당(不當)에 대해서 공소취소를 하게 되면 기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하면 '내 사건도 취소해달라'는 수없이 많은 진정이 대검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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