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옷은 병사 성적 호기심 자극" 부하 성희롱…법원 "해임은 과도"
"징계사유 인정되지만 양정 지나치게 과중"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공군 군무원이 부하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과 '갑질'을 했더라도, 이를 이유로 곧바로 해임 처분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A 씨가 공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건강관리검진센터에서 근무하던 A 씨는 부하직원에게 "그런 옷 입지 말아라, 병사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하고, 교통사고로 척추 보호대를 하고 온 직원에게 "너무 가슴이 강조되는 것 같다. 코르셋 입은 것 같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2023년 7월 해임 처분됐다. 부하직원들에게 재계약을 언급하는 등의 갑질을 한 것도 A 씨의 해임 사유가 됐다.
A 씨는 해임 처분에 대해 항고했으나, 국방부 군무원 항고 심사위원회가 이를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 씨에 대한 징계 사유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발언이 군무원의 품위 유지를 위한 정당한 복장 지도의 일환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한 원고는 '이혼한 장군을 찾아봐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여러 진술자들이 그러한 말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해당 발언 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발언으로 성희롱함으로써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피고의 판단은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임기제 군무원들의 업무방식을 지적하면서 재계약의 불이익을 암시하는 것과 부서원들의 행정실 출입 시간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도 충분히 '갑질'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며 징계사유가 된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이같은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해도, 해임 처분은 너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징계 사유 중 성희롱 부분은 모두 신체접촉 등을 수반하지 않은 언어적 성희롱에 불과하고, 상대방이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성적 농담의 측면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남녀 사이의 성적 관계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자신의 성적 만족감 달성을 위해 상대방을 농락하려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위행위들도 부당한 요구나 처우가 실제로 동반되지는 않았거나 그로 인한 부서원들의 피해 정도가 현저히 큰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해임은 파면만큼은 아니더라도 군무원 지위를 곧바로 박탈하는 처분으로서 그 불이익의 정도가 매우 크므로, 비위의 정도가 대단히 중하거나 그보다 가벼운 징계처분으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경우에 신중하게 내려져야 한다"며 " 비록 원고의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평가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개별 비위행위 자체는 경미하고, 피해자들도 원고와의 분리 조치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반드시 원고의 군무원 지위를 박탈함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직 변경 또는 외부로의 전출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해 해임의 징계양정은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이뤄진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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