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변 "'색동원 사건' 중증장애 성폭력 피해 특수성 고려해 재조사해야"
"의사소통 어려운 피해자 진술권 사실상 박탈"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가 인천 강화군 '색동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성적 학대 사건과 관련해 중증장애인 성폭력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변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성폭력 피해가 오직 '언어적 진술이 가능한' 일부 장애인 피해자에게만 한정돼 인정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진행된 경찰의 피해자 진술 조사는 '시설 내 중증장애인 성폭력 피해'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반 성폭력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형식적 조사로 마무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피해자들의 피해진술권을 사실상 박탈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변 색동원 법률지원TF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장애인 성폭력 분야 전문가들의 심층 검토 과정에서 추가 성폭력 피해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됐다"며 "그런데도 심층 조사 후 경찰의 진술 조사에 응한 피해자 전원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현 상황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변은 "폐쇄적 시설에서 발생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그 특수성상 더욱 면밀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진술 능력의 한계나 물적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피해 범위를 협소하게 판단한다면, 이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들을 다시 수사 과정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여변은 △지난 1월 진술 조사에 응했던 대상자 및 추가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 인원 전체에 대한 실질적 재조사 △민간 영역에서 축적된 '장애인 피해 심층조사 방식'과 '의사소통 지원 기법' 수사 반영 △장애인 성폭력 전문가 및 전문 의료기관과 적극 연계 △진술 능력의 한계가 범죄 사실의 부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사 전 과정에 전문 의사소통 조력인의 참여 보장 등을 촉구했다.
또 "여변은 피해자들의 피해가 형사사법 절차 속에서 왜곡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끝까지 법률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며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책임 있는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성 입소자들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 색동원 원장 A 씨는 지난 19일 성폭력처벌법·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이 인천 강화군으로부터 받은 심층 조사 보고서에는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 19명이 A 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08년 색동원 개소 이후 입소했던 87명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폭행·감금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이는 8명을 추가 확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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