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징역 6년…"윤석열 부부-통일교 상호공생"(종합)
정치자금법 무죄 판단에도 특검 구형 5년보다 센 형량
법원 "종교단체 지원까지 알선…정교분리원칙 어긋나"
- 유수연 기자, 서한샘 기자,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서한샘 이세현 기자 =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앞서 특검팀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법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사실상 구형량보다 2배 높은 형량이 나온 셈이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에서도 구형량인 징역 15년보다 무거운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통일교 측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여 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금품이 청탁 또는 알선의 대가로 제공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 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봤다.
특히 김 여사의 통일교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던 2022년 4월 7일자 샤넬 가방 수수 부분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샤넬 가방 수수 당시 김 여사와 전 씨가 통일교의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더라도 정부의 협조를 구하고자 하는 묵시적인 청탁 의사가 존재하는 것을 알았다고 봤다.
김 여사가 대선 당시 통일교가 산하 단체를 동원해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샤넬 가방이 청탁을 예정하지 않은 의례적인 선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통일교에서 대선 기여에 대한 보상을 곧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다"며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교부된 금품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오간 두 번째 샤넬 가방 수수(2022년 7월 5일)에 대해 전 씨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므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알선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의 직무는 정당한 직무행위도 포함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전 씨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수수한 '고문료' 명목의 3000만 원에 대해 "고위 공무원에게 통일교 프로젝트를 위한 청탁을 알선해 주는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지급한 것으로 정당한 노무 제공의 대가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씨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박창욱 경북도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씨가 정치자금법상 '그 밖에 정치 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수수 금원이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억 원이 교부된 무렵 진행된 지방선거 관련해서는 전 씨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전 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신도들의 당원 가입을 요청한 것은 1억 원 수수로부터 약 8개월 이후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씨가 박 도의원을 포함해 다수의 예비후보를 윤한홍·권성동·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을 통해 당내 공천에 후보자로 추천했던 사정은 인정된다"면서도 "개인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 불과하고, 인사 청탁과 관련된 활동은 '정치활동'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 씨는 무속인 또는 종교인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김 여사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와 친분을 형성하고 알선하면서 금품을 받았다"며 "단순 알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위 공직자를 관리하며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대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당내 경선을 돕기도 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조직에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씨의 알선 행위는 공직 취임, 조세 사건이나 행정사건의 유리한 처리, 고위 공직자 등을 통한 사기업 지원에 한정되지 않고 통일교와 같은 종교단체 지원에까지 이르는데, 이는 헌법에서 규정한 정교분리원칙에 어긋나는 결과"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본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통일교를 이용했고, 통일교도 국내외 교세 확장 등에 대한민국의 경제·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상호공생 관계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전 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 일부를 자백하고, 김 여사로부터 반환받아 보관하던 샤넬 가방·구두·그라프 목걸이를 임의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특검법에서 규정한 필요적 감면 사유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해 수사 기간이 장기간 허비됐다"며 "재판 절차에 이르러 제출됐지만 범죄 성립을 다투고 있어 진상 규명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씨는 공소사실을 일부 자백하고 있고 김 여사로부터 반환받아 소지하던 샤넬 가방, 구두, 그라프 목걸이를 임의 제출해 뒤늦게 수사에 협조했다. 동종 범죄 전력도 없다"면서 양형을 설명했다.
전 씨는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8000여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A 기업의 세무조사·형사고발 사건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4500여만 원을,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B 기업의 사업 추진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1억6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전 씨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박 도의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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