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2심, '계엄 장기 기획' 인정될까…물리력·노상원수첩도 관전포인트
특검 항소 여부 논의…1심, 계엄 계획 핵심 '노상원 수첩' 배척
'물리력 자제' 尹 의지였는지 관건…계엄 사법심사 여부도 관심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항소가 가시화하면서 2심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회의를 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 여부를 논의한다.
윤 전 대통령의 2심에서 특검팀은 계엄 결심 시점과 선포 목적, 물리력 행사 자제의 의미, 비상계엄에 대한 사법심사 범위 등을 핵심 쟁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1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결심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으로 보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수첩에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보임 등 당시 단행될 군사령관 인사에 관한 메모가 담겼는데, 특검팀은 이를 비상계엄 실행 전 준비계획과 실행 후 조치 사항을 정리해 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1심은 수첩 작성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고 일부 내용이 실제와 불일치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기로 마음먹은 정확한 시기에 관해선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늦어도 2024년 12월 1일쯤에는 그런 결심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심에서 결심 시점이 2023년으로 앞당겨질 경우 사건의 성격이 단기적 결단에서 장기적 기획으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계엄 선포 목적에 대한 판단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비상계엄의 목적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1심은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국헌 문란 목적'만을 인정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 1심이 12·3 비상계엄을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양형 역시 핵심 쟁점이다. 1심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뿐인 내란 우두머리 죄에서 무기징역을 선택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하고, 대부분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을 참작했다.
다만 물리력 행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윤 전 대통령의 적극적 통제 의지에 따른 결과였는지, 시민 저지와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 요구 의결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결과였는지를 두고선 해석이 갈린다.
앞서 한 전 총리 1심 재판부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짧은 시간 안에 종료됐다는 사정을 가담자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비상계엄 선포의 사법 심사 범위도 중요한 쟁점이다. 1심은 비상계엄이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는 점에서 그 실체적 요건에 관한 대통령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봤다.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이는 탄핵 등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지 곧바로 형사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계엄 선포가 국헌 문란 목적으로 군을 동원해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권한을 실력으로 행사하려 한 경우라면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의 요건 판단에 대해서는 사법적 개입을 자제하되 실행 행위의 위헌·위법성은 심사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2심에서는 대통령의 긴급권 행사에 대해 법원이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다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윤 전 대통령 개인의 형사 책임을 넘어 향후 비상계엄에 대한 사법적 통제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내란 우두머리 사건 등 내란 사건 2심을 심리할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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