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주식거래' LG家 장녀 부부 1심 무죄…法 "무리한 기소"(종합)

남편 사업 관련 주식매수로 1억 부당이득…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法 "검사 주장 간접사실만으로 공소사실 유죄 인정 어려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2.1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여 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하는 간접사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리한 기소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상연)는 10일 오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 대표는 남편인 윤 대표가 최고투자책임자(CIO)인 BRV가 지난 2023년 4월 코스닥 상장 바이오 업체 메지온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 원 투자한다는 정보를 미리 듣고, 메지온 주식 약 6억 5000만 원 상당의 3만 5990주를 매수해 부당이득 약 1억 566만 6600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윤 대표가 구 대표에게 미공개 정보를 전달했다는 직접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두 사람 사이에서 평소 주식 매수·매도와 관련해 깊은 내용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이 사건 이전에는 전화로 주식 주문을 한 적이 없고, 대부분 사내 재경팀에서 자산을 관리해 온 점 등을 감안하면 주식 거래가 이례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거나 다른 주식과 달리 매매 양태가 특이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주식을 매수한 뒤 차익을 실현하지도 않았고, 계속 주식을 보유하다가 1년 후 LG복지재단에 전액 출연했다"고 짚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아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함께 기소된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2.10 ⓒ 뉴스1 최지환 기자

재판부는 구 대표가 LG복지재단 직원들에게 자신이 매수한 주식을 추천했던 것 역시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구 대표가 추천한 종목 중엔 손실을 본 종목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천 사실이 공소사실을 입증할 간접사실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메지온 주식 매수 규모가 다른 종목 매수대금·구 대표의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소액인 점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실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구 대표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메지온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했을 때 "간접사실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리한 기소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구 대표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부당이득에 해당하는 1억 566만 6602원의 추징도 구형됐다. 윤 대표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 원이 구형됐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