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이어 위례 신도시 1심도 '항소 포기'…선별적 항소 우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3개월 만…내부 반발은 적을 듯
여권 인사 관련 사건 '항소 포기' 잇따라…논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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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수현 김종훈 송송이 기자 = 검찰이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사업자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개발 비리 의혹 1심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 지 3개월 만에 유사한 결정 내린 것이다.

앞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1심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자 검사장들은 검찰 내부망에 집단 성명을 내는 등 내부 반발이 컸으나 이후 '좌천 인사'로 확대되면서 이번 항소 포기에 대해 내부 의견 표명은 잠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5명에 대해 "법리 검토 결과와 항소 인용 가능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춘근)은 1심 선고에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3년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에 관한 공사 내부 비밀을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민간사업자 정재창 씨에게 공유해 이들이 설립한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위례 신도시 사건의 1심 선고 이후 항소심에서 법리적으로 다시 다퉈볼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심은 유 전 본부장 등이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확보한 정보가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는데 이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부분 등을 다시 다퉈볼 수 있을 거란 의견 등이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검찰에서 항소하지 않은 대장동 민간업자 개발 비리 의혹과 유사하고, 피고인들에게 전부 무죄가 나왔을 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이 있어 1심 선고 이후 검찰의 항소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항소 시한을 앞두고 법리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항소를 포기하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항소를 검토할 때 대검찰청 예규 중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 처리 지침'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침에 따르면 △형종이 달라진 경우 △형종은 동일하나 선고형량이 구형량의 2분의 1 미만인 경우 등에 항소가 이뤄진다. 이러한 지침을 이 사건에 단순 적용할 경우 항소할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형사사건에서 심급별 판결 번복의 원인과 함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심 형사사건에서 검사 항소율은 2008년 59.4%에서 2018년 48.3%로 증감을 반복하다가 2020년 들어 58.3%를 기록한 뒤 2021년 64.3%, 2022년 63% 등 오르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계적인 항소를 최소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장동 사건에 이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검찰이 또 항소를 포기하면서 '선별적 항소'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동안 검찰의 이른바 '기계적 상소'로 인해 비판받기도 했다. 수사나 재판에서 근거 부족 등으로 인해 무죄가 선고된 사안에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대부분 항소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서 검찰은 1·2심에서 19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가 나왔으나 상고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검찰의 상소 행태를 지적하면서 기계적 항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 자리 잡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안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내정에 개입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8일 무죄를 선고받은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 다만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에 대해선 항소를 포기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019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충돌하며 각각 기소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전 자유한국당) 의원들 1심 선고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 바 있다.

아울러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재산 신고 당시 암호화폐(코인) 보유 사실을 은닉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던 김남국 전 대통령비서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에 대한 상고도 포기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의 경우 집권 여당 관련 사건에서 이런 의혹을 받을 수 있어 더 관행과 절차를 지킬 필요가 있는데, 계속 여권 관련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 것은 검찰이라는 기관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검 예규가 있더라도 기소 자체가 잘못된 경우 항소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번 사건은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때와 같이 내부 반발이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시 수뇌부에 반기를 든 간부를 대거 한직으로 보내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취지다.

한 부장검사는 "구체적인 사건마다 다르겠지만 기계적인 항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며 "지난 항소 포기 때 목소리를 냈던 검사들에 대해 좌천성 인사가 이어진 걸 보고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목소리 내기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항소 포기하는 경우가 일반 사건에도 여럿 있고, 이번 사건 역시 다양한 고려를 거쳐 결정한 것이겠으나 특히 여권 사건에서 이러한 결론이 나오게 되면서 외부에서 봤을 때는 당연히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계속 이런 논란이 반복돼 걱정되는 부분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1심 무죄가 확정되면서 이 대통령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같은 혐의로 별도 기소됐으나 현재 재판이 중지된 상태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