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2라운드 시작…주가조작 공소시효·공범 판단 달라질까
1심 도이치·명태균 의혹 무죄…징역 1년 8개월
특검"이해 어려운 판단" vs 김건희 측 "위법 수사"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특검팀에 이어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항소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시세조종 범행의 포괄일죄(하나의 범죄) 인정 여부와 공소시효, 공모 성립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달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일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 형을 내렸다.
앞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던 특검 측은 선고 당일 "법리는 물론, 상식에도 반해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고가 매수·허수 매수·통정매매 등으로 8억1144만여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기소했다.
김 여사의 자금이나 주식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에 이용된 것 중 공소 제기된 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구체적으로 △2010년 10월 22일쯤부터 2011년 1월 13일쯤까지 대신증권 계좌 주식 18만 주와 20억 원이 입금된 미래에셋대우 계좌가 이용된 것 △2011년 3월30일 2만3000주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매수한 것 △2012년 7월 25일쯤부터 2012년 8월 9일쯤까지 1만9635주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매수한 것 등이다.
재판부는 이 중 2010년 10월~2011년 1월 부분에 대해 김 여사가 자신의 자금이 시세조종에 동원될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용인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김 여사가 시세조종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김 여사와 시세조종 세력이 공범 관계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세 가지 공소사실 중 앞 두 개는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났고, 나머지 2012년 7월~2012년 8월까지의 행위는 공소시효가 남았으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1심 재판부의 판단이 기존 대법원 확정판결과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앞서 대법원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판결에서 1, 2차 시세조종 행위를 포함해 2010년 10월 20일부터 2012년 12월 5일까지 시세조종 행위 전체를 포괄일죄(하나의 범죄)로 봤는데도, 1심 재판부가 이와 달리 시세조종 범행을 수개의 범죄로 나눠 각각 공소시효를 계산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시세조종 범죄의 기간 구분과 이에 따른 공소시효 만료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특검팀의 주장대로 포괄일죄가 인정될 경우 최종 행위가 종료한 이후부터 시효가 계산되기 때문에 행위 전체의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또 재판부가 시세조종 세력과 김 여사의 '공모'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시세조종 범행을 '주포'의 총괄 아래 각 실행 행위자들이 전체 범행 계획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주포'의 지시·요청에 따라 범행을 나눠 실행하는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조직범죄'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세부 시세조종의 전말을 몰랐더라도, 주포에 시세조종을 의뢰하거나 요청에 따라 주식거래를 위한 자금과 계좌를 제공했다면 공모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또 김 여사가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지시한 바 없고, 명 씨가 자신 영업의 일환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여론 조사를 배포한 것이어서 이를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다른 수령자들과 달리 여론조사 방식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며, 1심 판결이 전후 맥락과 실체를 도외시한 채 각 사실관계를 파편화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1개와 622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부분뿐이다.
802만원짜리 샤넬 가방에 대해서는 수수 당시 청탁이 없었다며 알선 명목 금품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김 여사가 청탁을 당연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2라운드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항소 후 "정치권력이 개입된 왜곡된 수사 결과는 정치특검임을 자백한 꼴"이라며 "항소를 통해 위법한 수사를 한 특검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 여사 측은 "일부 부적절한 처신에는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1심 판단 가운데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관련한 물품을 수수했다는 사실, 실제로 수수하지 않았음에도 받은 것으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진실을 밝히고자 항소를 제기하게 됐다"고 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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