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용액 수입업자, 담배세 취소 소송 승소…법원 "담배 맞지만 세금 과도"

“매출 초과·몰수적 수준…비례·평등 원칙 위배”

[자료] 서울행정법원·서…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전자담배 용액 수입업자들이 국민건강증진부담금(담뱃세)을 취소해달라는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이들이 수입한 용액이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만 정부의 부담금 부과 처분이 과도하고 평등 원칙에도 위배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9부(법원장 김국현)는 A 씨 등 수입업자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기타부담금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액상 니코틴 원액을 사용해 제조된 니코틴 함유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하면서 니코틴을 '연초의 뿌리·대줄기'에서 추출했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수입 물품이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해 제조된 것이므로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한다며 각각 약 2억7800만 원~10억 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했다.

담배사업법 제2조는 '담배란 연초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 씨 등은 해당 용액은 연초의 잎이 아닌 대줄기 등에서 추출된 것이므로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담금 취소 소송을 냈다.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선행 판결을 근거로 A 씨 등이 수입한 용액은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복지부의 부담금 부과 처분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액상 전자담배 가격에 포함시키지 않아 부담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았다"며 "원고들에게 부과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이 사건 물품의 판매로 인한 매출액을 초과하고 약 3.5배에 달하기도 하므로, 원고들이 그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고 피고 또한 부담금 납부를 보전하기 위한 재산압류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이 직접 흡연 및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감소시키거나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부담금의 목적에 기여하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물품에는 부담금 외에 고액의 조세도 부과됐다"며 "이로 인해 원고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액은 원고들이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압살적·몰수적인 수준이어서 직업수행의 자유와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니코틴 함량이 높은 전자담배일수록 더 크고, 니코틴 함량이 높은 용액으로 제조된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니코틴을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런데 니코틴 용액을 사용한 전자담배에 대해 원액의 농도와 관계없이 용량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1ml당 525원의 부담금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고농도로 제조된 전자담배를 제조 또는 수입판매한 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금의 부담을, 저농도로 제조된 전자담배를 제조 또는 수입판매한 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금의 부담을 지우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처분은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위배돼 위법하다"며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한다"고 판결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