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조카 입시비리' 이병천 前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1심 징역형

조카 대학원 시험문제 출제·아들 입학시험 문제 유출 유죄
일부 부정입학·연구비 과다청구·동물학대 혐의는 무죄 판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입시 비리·연구비 부정사용 혐의를 받는 이병천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 2020.7.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입시 비리와 연구비 부정 사용, 동물 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천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에서 구속되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는 15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교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복제견 실험을 주도한 인물이다.

다만, 이 전 교수와 함께 그의 자녀 대학 편입 과정에 관여한 대학교수 3명과 미승인 동물실험·불법 채혈 등에 연루된 연구실 관계자, 식용견 사육 농장 업주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우선 2013년 10월쯤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응시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서울대 내부 규정을 어기고 직접 시험문제를 출제·채점까지 한 혐의에 관해 "의도적으로 숨기고 필답고사 업무를 방해할 초래했다"면서 유죄로 판단했다. 지난 2018년 아들의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약속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약 16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유죄로 봤다.

다만 지난 2015년 1월 아들을 허위로 논문 공저자로 올려 강원대 수의대 편입에 활용하고 평가위원들에게 청탁해 편입에 합격하게 한 혐의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실험견 공급 대금을 과다 청구해 연구비 약 2억 원을 빼돌린 혐의에 관해선 "과다하게 부풀려진 가격이라 추단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그밖에 은퇴한 검역탐지견인 복제견 '메이'를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데려와 실험에 쓰고, 이 과정에서 무자격자인 식용견 농장업주에게 채혈을 시키는 등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에 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무집행 방해 피해자는 담당자이지만 공정성과 공익상 가치를 침해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업무방해로 인해 탈락한 대학원생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서울대 교수직을 상실한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