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동부지검 파견 3달 만에'빈손' 복귀…임은정과 앙금만

백 '별도 수사 공간 마련' 요구에 경찰청 "검토 안 해"
"눈빛만 봐도 통한다"던 임은정과 '손절'…14일 합수단 마지막 출근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16/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백해룡 경정의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 파견이 14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과 경찰은 백 경정의 파견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 경정 본인 역시 파견 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향후 거취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보직이었던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 복귀가 유력하다.

파견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백 경정은 자신이 수사 키를 잡아야 하는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날 '수사 사항 경과보고'를 통해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마약 게이트 사건 기록 관리 및 수사 지속을 위한 별도의 '물리적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단 경찰은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백 경정이 쏘아 올린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은 합수단의 손으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대검은 백 경정이 파견 기간 중 입건한 사건 후속 조치를 위해 백 경정팀을 대신할 수사관 5명 파견을 경찰청에 요청한 상태다.

'오욕의 시간' 동안 쌓인 말·말·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동부지검 합수단에 파견된 백 경정은 지난해 10월 16일 첫 출근날부터 강경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동부지검 합수단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임은정 검사장과는 "소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처음 흔들린다"고도 했다.

양측이 처음부터 삐걱댄 것은 아니다. 백 경정과 임 검사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각각 검경 내부 고발자로서 교감이 있었다. 임 검사장은 지난해 7월 동부지검 취임 후 백 경정을 초청한 바 있다. 백 경정은 "서로 눈빛만 봐도 위로가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케미스트리는 백 경정 파견 초반 붕괴됐다. 임 검사장은 고발인이자 중요참고인인 백 경정이 (수사 외압 건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백 경정은 대검과 국가수사본부 모두 수사 대상이라며 영역 싸움을 벌였다.

수사팀 구성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일자 임 검사장은 "백 경정을 포함한 경찰 수사관들을 기존 합동 수사팀과 분리된 별개의 수사팀(백 경정 팀)"으로 구성해 영장 신청·검찰 송치 등 업무를 직접 지휘할 수 있도록 전결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백 경정 팀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사용 및 통신 수사 권한을 두고 대립했다.

특히 합수단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로 임-백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합수단(윤국권 검사팀)은 지난해 12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약 밀수범의 허위 진술로 시작된 세관 연루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무혐의 처리했다. 임 검사장은 "(백 경정이) 마약 밀수범들의 거짓말에 속아 세관 직원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 여러모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이에 대해 "현장검증 영상 일부분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후 동부지검 합수단을 신속히 해단해야 한다며 "임 검사장이 자신에게 느낌과 추측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를 '손절'했다고 하기도 했다.

백 경정은 지난 12일 낸 자료에서 지난 석 달을 회고하며 "오욕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백 경정 신청 압수수색 영장 모두 기각…수사 자료 공개하며 반발

백 경정은 파견 기간 중 △인천공항세관 △김해세관 △서울본부세관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 6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추측 외 근거 자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근거는 부족했고 수사 관련 자료는 밖으로 넘쳤다. 백 경정은 합수단의 무혐의 처분에 반발해 마약 밀수범의 인천국제공항 현장검증조서를 공개했다. 총 89쪽 분량의 현장검증조서 초안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편 입국장에서 마약 밀수 혐의를 받는 피고인 3명을 상대로 현장 검증을 한 내용이 대화록 형식으로 담겼다.

백 경정은 이런 수사 자료 공개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개수사'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의 개인정보가 공개됐고, 당사자인 인천공항 세관 직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기에 이르렀다. 진정 접수 후에도 백 경정은 반복적으로 수사 관련 자료를 취재진에 배포하고 일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동부지검은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 백해룡 경정의 공보 규칙 위반과 개인정보 보호 침해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 경찰 측은 '현재 백 경정의 소속은 경찰이 아닌 합수단'이라는 논리로 그간 처분을 미뤄 왔다.

한편 백 경정은 이날 마지막 출근길에서 약식 언론 브리핑을 예고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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