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징징대지 않아"·"혀가 짧아서"…尹 재판서 쏟아진 '말말말'

증거조사·속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 충돌
12시간 법정서 설전 오가…구형 등 결심 연기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9/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유수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이 13시간을 넘게 진행 중이다. 하루 종일 이어진 재판에서는 재판에 대한 내용 못지않게 법정에서 오간 말들이 화제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 오전 9시 20분부터 약 13시간이 넘도록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및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한 것은 김 전 장관 측이다. 김 전 장관 측 서증조사가 6시간 넘게 진행되자, 재판부는 조지호 전 청장 약 50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과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각 1시간가량 증거조사를 먼저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장관 측이 다시 서증조사를 이어갔다.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시작부터 서증조사 자료 복사본이 부족하다며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과 신경전을 벌였다.

특검팀이 "저희는 전날 시나리오부터 제출했는데 자료도 없이 하느냐"고 지적하고 변호인 측이 "하루 동안 한 것"이라고 맞서며 공방이 계속되자,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프로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저희가 징징댄 것이냐"고 반발했지만, 지 부장판사는 "그 말씀이 징징대는 거다. 준비가 안 되면 양해를 구하고, (특검팀이) 양해를 못 해주면 일단 준비된 피고인부터 해야 한다"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재판이 저녁까지 이어지면서 또 다른 공방도 벌어졌다.

김 전 장관 측 서증조사가 계속되자, 특검팀은 변호인의 발언 속도를 문제 삼으며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속도만 빨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측 권우현 변호사는 "제가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고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다른 변호인들이 권 변호사를 두둔하기도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앞선 절차가 계속 지연되면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과 오후 재판에서 고개를 꾸벅이며 줄곧 조는 모습을 보였다.

저녁 식사 시간도 없이 밤 9시까지 재판이 진행되자 재판부는 휴정을 선언하고 추가 기일 지정을 논의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서증조사를 마친 후 특검팀의 구형과 변호인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 진술 등을 진행하고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서증조사가 길어지면서 결심을 오는 13일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에너지가 있을 때 말씀하시게 하는 게 공평하고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새벽에 진행하는 건 또 제대로 된 변론이라고 하기도 힘들 거 같다"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