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사건 보완수사 누가 하나…검찰개혁 세부 입법 논의 과제
검찰·공수처 "공수처 송부 사건, 보완수사 주체 법적 규정 필요"
檢 '공소유지 위해 보완수사 필요'…공수처 '지휘·종속 관계 우려'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송치한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누가할지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논란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 사건을 보완 수사할 주체를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보완 수사 주체를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대치하면서 2년간 표류했던 '감사원 간부의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을 최근 공수처가 다시 수사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이 사건은 2021년 10월 감사원의 의뢰로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해 2023년 11월 검찰에 공소제기 의견으로 송부했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감사원 간부에 대한 기소 권한이 없어 검찰에 보낸 것이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2024년 1월 재수사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현행법에는 공수처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주체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검찰의 사건 이송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했다.
같은 해 11월 검찰이 직접 보완 수사를 거쳐 사건을 처리하기로 양측은 의견을 모았으나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5월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는 다시 중단됐다. 당시 법원은 "검찰이 공수처 사건을 보완 수사할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두 차례 기각하면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공수처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불인정하는 법원 판례가 축적되어 가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명시적인 법 조항이 없다 보니 판례만으로는 검찰의 보완 수사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공수처 1호 사건'으로 불렸던 조희대 전 서울시 교육감 사건의 경우 검찰의 보완 수사 끝에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감사원 뇌물 사건과 같이 중요한 수사가 수년간 지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수처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주체를 법적으로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그렇지만 보완 수사 주체를 놓고 검찰과 공수처 간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만큼 송부된 사건 수사가 미흡할 경우 보완 수사나 보완 수사 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수처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가 자칫 지휘·종속 관계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 수사 주체에 대한 규정이 없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공소제기 결정권을 가진 기관이 보완 수사는커녕 요구도 못 하게 된다면 여러 난맥상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공수처 관계자 역시 "현행법상 보완 수사 주체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입법이 뒷받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권 주도로 지난해 검찰청 폐지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입법이 통과된 이래 세부 논의 과정에서 공수처 사건을 예외로 두고 검찰의 보완 수사 권한이 허용될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에만 수사·기소를 모두 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형사사법제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 사건에만 공수처가 수사하고 기소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일 수 있겠으나 그렇게 하면 전체 형사법의 틀과 조화롭지 않다"며 "공수처 검사도 검사인데 예외를 허용한다면 법적으로 다양한 오류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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