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600억대 이득' KH필룩스 前 임원진 1심 '전원 무죄'
검찰 중형 구형에도 전원 '무죄' 선고
"그룹 회장 도주로 조사 이뤄지지 못해"
- 권준언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김종훈 기자 = 허위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식을 매도해 600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필룩스(현 KH필룩스) 전직 임원진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3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필룩스 전 부회장 박 모 씨(56)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부회장 안 모 씨(56)와 전 대표이사 안 모 씨(48)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유상증자 공시 관련 필룩스의 행위 자체는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사기적 거래에 해당할 여지가 크지만, 피고인들이 이 공시 관여했다는 점은 검사가 충분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아 무죄로 판단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그룹 회장의 도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사기적 부정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해외로 도주해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됐다"며 "현 단계에서 검사의 주장과 제출 증거로 판단할 때 이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죄 선고를 내렸다.
앞서 검찰은 박 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약 621억 원과 추징 약 156억 원을 구형했다. 전직 부회장 안 씨에게는 징역 13년과 벌금 약 530억 원과 134억 원의 추징을, 안 전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2018년 2~9월쯤 필룩스가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 업체의 신규 사업 진출과 관련한 허위 호재성 공시와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뒤 63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전 부회장 안 씨는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 도피해 지난해 6월 말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현지 출입국관리 당국에 의해 붙잡힌 뒤, 국내 송환돼 구속되기도 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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