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마약 의혹' 주말까지 설전…임은정 "증거 없어" 백해룡 "거짓말"
합수단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 SNS로 반박·재반박 이어져
임 지검장, 檢 좌천 인사 두고는 "면면이 악연 있던 분들"
- 김종훈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권준언 기자 =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 중간수사결과를 두고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백해룡 경정 사이 설전이 주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 지검장은 의혹에 대해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고, 백 경정은 재차 수사결과에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임 지검장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도자료에 담았다시피 마약 밀수범들이 합수단 수사에서 말을 바꿨다"며 "경찰에서의 진술 역시 말이 계속 바뀌었거나 모순되는 등 경찰 진술을 믿기 어렵고 세관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 등에서도 관련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에 대해 '세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 많은 마약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느냐"는 의문을 많은 분들이 제기한다며 "합수단 역시 의문에 대한 답을 보도자료에 담으려고 했지만 관세청 업무이기도 하고 마약조직에서 밀수를 위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정보라 담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명구 관세청장에게 "적정한 조치를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백 경정도 자신의 SNS에 "동부지검 결과발표문을 보신 전직 관세청 직원 한 분이 답글을 보내주셨다"며 "원문을 그대로 공유한다"고 합수단 수사결과를 비판했다.
백 경정에게 글을 보낸 전 관세청 직원은 "당시 마약단속을 위한 장비가 부족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동남아 위주의 마약위험군에 속하는 국가에서 입국시 수시로 이온스캐너를 여권, 휴대품신고서, 의류 등에 접촉해 검사하는 것이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 1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사건 당시 밀수범들에 대한 신체검사는 원칙적으로 불가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이 사건 당일인 2023년 1월 27년 밀수범들이 타고 온 비행편은 농립축산부 동식물 일제 검역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는데, 동식물 일제 검역도 탑승객 수하물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신체검사는 불가능하므로 설령 일제 검역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마약을 적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임 지검장은 지난 11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관련 인사 면면이 저와 악연이 있던 분들이라 공개적인 말을 삼가는 것에 대해 너른 이해를 부탁드린다"면서도 일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사직한 김창진 검사장은 2023년 제가 검사 부적격자로 몰려 IQ 검사를 포함한 심리검사를 받는 등 봉변을 당할 때 그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당시 검찰과장이었다"며 "이번에 같이 사직한 박현철 검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제 페이스북 글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이라고 공수처에 저를 이첩했다"고 적었다.
이어 "행정소송을 제기한 정유미 검사장은 2018년 2월 '소윤'이라고 불리던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차장이 '여름 인사 때 친정인 부산지검 부장으로 보내줄 테니 연말에 해외로 정책연수를 가라'고 권유하던 자리에 동석한 검사"라며 "제가 칼럼으로 그 일을 폭로하자 검찰 내부망에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저에게 언행에 신중하라고 요구했던 동기"라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을 두고 임 지검장은 "정유미 검사의 거짓말 혹은 사실과 다른 말로 제가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기수 열외가 되어 돌팔매를 당하니 어찌나 억울하던지 그때 잠시 공황장애가 왔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오후 대검 검사급 검사 8명의 인사를 발표했다. 사실상 좌천으로 평가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직으로 검사장인 박혁수 대구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이 전보 조치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10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검찰 항소 포기 지시에 반발해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단체 성명문 이름을 올린 검사장이다. 김창진·박현철 지검장은 법무부의 인사 발표 직후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사장(대검검사급) 직급인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이프로스에서 항소 포기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는데,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정 연구위원은 이에 불복해 12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인사 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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