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李대통령 만나 "사법부 우려 알지만 개편 신중해야"

계엄 1년 5부 요인 오찬…여권발 사법개혁안 우려 표한 듯
李대통령 "보기 어려운 분 6개월만에"…조희대 "불러주셔서 감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뒤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 보호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안이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되는 데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사법부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가지고 계신 국민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법제도의 개편이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개별 재판의 결론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3심제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충분한 심리와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과 신뢰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사법부를 향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더 충실히 해 나가고자 한다"며 "사법부는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그것이 반헌법적인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다만 현재 법원에서 관련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어 대법원장으로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개별 재판부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국회와 정부의 헌정 질서 회복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사법부 구성원들도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키면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헌법적 사명을 다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모두발언에 앞서 이 대통령이 "보기 어려운 분들을 6개월 만에 보게 됐다"며 인사를 건네자 조 대법원장은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