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1차 주포 "김건희에 손실금 송금"…金 주가조작 인지 메시지 공개

법정 증언…"권오수 '좋아진다고 했는데 꺼지냐, 돌려줘라' 말해"
공범, 김건희와 카톡서 '1차 주포 때문에 올라갔던 건 사실'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가 권오수 전 회장의 지시로 김건희 여사에게 손실보전금 명목의 4700만 원을 송금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4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시기 주포로 알려진 이정필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 씨는 권 전 회장의 소개로 김 여사를 알게 됐고, 김 여사로부터 신한투자증권 계좌의 권한을 위임받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10억 원 이상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4700만 원을) 송금한 당일인지, 전날인지 권 전 회장이 전화가 와서 '여사님 얼마나 샀냐' '얼마나 손해냐'고 물어본 것 같다"며 "마이너스 4700 얼마인 것 같다고 말씀드린 기억이 있고 (권 전 회장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꺼지냐. 그거 돌려줘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씨는 당초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송금한 4700만 원이 손실보전금이 아니라고 진술했지만 서울고검 재수사 과정에서 이를 번복했다.

특검팀은 호가장·체결장 자료를 제시하며 김 여사가 2010년 1월 12일~28일에 평균단가 2549원에 총 47만 7060주(12억 1500만 원)를 매입했고 이 씨가 4700만 원을 송금한 3월 4일 종가 기준으로는 평균단가가 2450원이므로, 손실 금액이 4700만 원 정도 산정된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이 '김 여사는 4700만 원을 송금한 게 어떤 명목인지 잘 모르겠다거나 다른 투자를 받은 거라고 이야기한다. 송금한 명목에 대해 김 여사가 명확히 알고 있나'고 묻자, 이 씨는 "저는 일단 권 전 회장이 보내라고 해서 보냈다"고 답했다.

이어 '송금 후 김 여사로부터 피드백 받은 내용이 기억나는 거 있냐'는 질문에 이 씨는 "명확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정황을 인지한 듯한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특검팀이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A 씨와의 대화에서 '주완이(이 씨의 가명)땜에 십몇억을 일 년간 날려서 그래'라고 말했고, A 씨는 '도이치는 주완이 땜에 올라갔던 건 사실이야'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공판 시작 1시간 후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퇴정하기도 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