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항소포기, 내 결정…지금 정권과 검찰, 완전히 역방향"

"윗선과 생각 다를 경우 선택지는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대장동 항소 포기'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대장동 민간업자 특혜 의혹 1심 판결 항소 포기 결정' 관련해 "모든 것은 나의 결정"이라며 법무부의 외압 의혹을 일축했다.

노 대행은 14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윗선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선택지는 끝까지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딱 2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외압을 받았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라며 "윗선 의견을 받아들이고 뒤늦게 '외압이다', '압력이다' 하면 온 천지에 직권남용이 남발하지 않겠나"고 했다.

노 대행은 항소 포기 결정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정말 온몸으로 검찰을 지켜보려고 생난리를 친 4개월이었다"며 "하지만 공직자는 벼슬이 거두어지면 뒷말 없이 떠나야 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힘든 얘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정권하고 검찰의 방향이 같았다면 무난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권과 검찰이) 완전히 역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청을 폐지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결이 다른 것이 문제"라고 했다. '결이 다르다'는 표현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후배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노 대행은 가슴을 움켜쥐며 "여기가 너무 아팠다"며 "내가 좋아하는 후배들이 찾아와 '이제 나가달라'고 하는 것도 아프고, 온 천지가 다 아팠다"고 했다.

그는 "나는 조직을 위해서 결단을 내린 건데 너무 아팠다"며 "하지만 다 내가 내린 결정 아니겠냐"고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진수 법무부 차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을 언급하며 "이 차관, 정 지검장 모두 정말 고맙다"며 "이 차관은 마음도 여리다"고도 했다. 세 사람은 연수원 29기 동기다.

노 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비공개 퇴임식을 갖는다. 그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놓고 검찰 내부 항명 사태로 사퇴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 이후 1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검찰 수장이 된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