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尹부부 정신적으로 이끌어"…'인사 청탁' 브로커 법정 증언

"尹 좌천·대통령 출마 상의, 金 정신적 위로…건진 영향력있다 생각"
다음달 중 변론종결 목표…특검팀, 김건희 여사 증인 신청 여부 검토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인사 청탁'을 한 사업가가 "(전 씨가)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줘서 전 씨에게 부탁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의 결혼부터 대구고검 좌천, 검찰총장 재직, 대통령 출마까지 상의를 해줬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1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 된 전 씨의 공판을 열고 사업가 김 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김 씨는 전 씨에게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의 공천을 부탁한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김 씨는 이날 "전 씨가 2022년 4월 2일 김건희 여사에게 '강석훈 교수(전 새누리당 국회의원)가 실력도 있고 충성심도 있어. 경제수석 경험도 있으니 경제수석으로 쓰면 좋을 거야'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아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네"라고 했다.

이어 "전 씨가 같은 날 강 교수를 김 여사에게 추천했다고 말했고, (김 씨는) '네, 문안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순진한 놈 싫어하고 똘똘한 놈 좋아한다고 단단히 교육했습니다' 메시지를 보냈나"라고 묻자 재차 수긍했다.

김건희 여사.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 씨는 강 전 의원 외에도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인사를 부탁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부탁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 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 부부와 친하기도 하고 공헌도 했다고 생각했다"며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줬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김 씨에게 "전 씨가 대통령 부부를 정신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결혼할 때나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검찰총장 재직 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힘들 때 전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잘 이끌어줬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씨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윤 전 대통령이) 사표를 낸다고 하면서 전 씨에게 상의했는데 (전 씨가) '사표 내지 말라. 거기서 귀인을 만날 것이다'라고 해서 사표를 안 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영입하고 싶다고 한 것도 상의해 (전 씨가) '그렇게 하지 마라. 더 귀인이 올 것이다'라고 했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와서 민주당 영입을 하려고 하니 '그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 합니까' 하니 전 씨가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도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 내가 낫습니다'고 답하니, 전 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해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전 씨가 저한테 너무 많이 마음을 줘서 그런 얘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전 씨의 관계에 관해서는 "전 씨에게 들어서 알지만, 대통령 부인(김 여사)이 잠을 잘 자지 못해 정신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고, 김 여사가 발리 같은 데 갈 때도 전 씨에게 전화해 '누굴 조심해야 되느냐' 물었다"며 "사담을 나눌 때 들으면 대통령 부부 내외가 버리지 않는 한 전 씨에게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씨는 전 씨에게 박현국 봉화군수와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고도 증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2월 15일 혹은 23일 변론 종결을 목표로 전 씨의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증인으로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 다음 재판까지 검토해 밝힐 예정이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