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수사개입' 전익수 준장, 대령 강등 정당…징계 소송 2심도 패소
사유 4개 중 3개 불인정…2심 "품위유지 위반만으로 징계 정당"
유족 측 "'강등' 유지 다행이지만 반쪽짜리…3심서 다 인정되길"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55)이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한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 김형진 김선아)는 30일 전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 전 실장의 징계 사유 4개 중 △사건 수리 보고 형해화(내용 없이 뼈대만 남음) 방치 △강제추행 사건 지휘·감독 성실 의무 위반 △군사법원법에 반하는 검찰부 운영 방치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4번째 징계사유인 '면담 강요에 따른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앞서 1심에서는 검찰부 운영 방치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징계사유가 모두 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전 전 실장의 지휘, 내용과 방식, 수사절차에서의 절차적 공정성·중립성 등에 비춰 전 전 실장의 방어권 행사, 개인적 억울함 토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피해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정도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정 기준에 따르면 (전 전 실장에게) 파면·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데 한 단계 낮은 강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 양정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제1·2 징계사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됐더라도 제4징계 사유만으로 전 전 실장에 대한 강등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 직후 유족 측은 징계가 유지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숙경 군 성폭력상담소장은 "한마디로 하자면 반쪽짜리 판결이다. 결론적으로 '강등'을 유지했지만 1·2·3번 징계 사유를 제외하고 품위 유지 의무 위반만으로 판단한 것이 많이 아쉽다"며 "상고가 분명히 될 텐데 거기서는 4가지 징계사유를 다 유지하는 판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를 향해서도 "국방부는 6월 30일 이후로 의견서를 내지 않았는데 과연 국방부나 공군이 전 전 실장의 강등을 유지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 전 실장은 2022년 9월 이 중사 성추행 사건 수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면담 강요)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군검찰을 지휘·감독한 전 전 실장은 가해자 장 모 씨에 대한 재판 정보를 자신에게 알려준 군무원 양 모 씨가 수사를 받자, 양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군 검사에게 전화해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전 전 실장은 이 사건으로 2022년 11월 준장에서 대령으로 1계급 강등되자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강등 효력 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이 효력 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전 전 실장은 2022년 12월 준장으로 전역했다. 다만 이후 지난해 6월 본안 사건 1심은 전 전 실장의 패소로 판결했다.
한편 전 전 실장은 지난 4월 면담 강요 혐의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전 전 실장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면서도 면담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가 2021년 3월 선임 부사관에게 당한 성추행을 신고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2차 가해가 반복되자 같은 해 5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며 알려졌다.
이 중사 사망으로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음에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군검찰이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후 꾸려진 안미경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의혹의 발단이 된 녹취록이 허위임이 드러나면서 전 전 실장의 부실 초동수사 책임 의혹은 무혐의로 판단했다. 특검은 면담 강요 혐의로만 그를 기소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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