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장만 특검 수사 자격'…檢개혁 반발 풍자글도 등장
'검찰청·檢직접 수사권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에 반발 움직임 이어져
"검사들 악의 축이라더니…특검 파견 검사는 수사 경험 풍부한 경력 검사"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서울북부지검의 한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특검에 파견돼 수사할 자격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 뿐'이라는 취지의 풍자 글을 올려 검찰개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권 남용을 이유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사의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돼 검찰은 앞으로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는 데도 특검이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는 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특검 수사, 검찰개혁'이란 제목의 글에서 "현재 특검 수사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인가"라며 운을 뗐다.
이어 장 부장검사는 "(그러나) 이런 중차대한 특검 수사에 악의 축인 검찰청의 검사들이 파견을 가 특검 수사를 오염시키고 더럽히고 있다"면서 "악의 축인 검사들을 용납할 수 없어 검찰청을 폐지했는데 그 악의 축인 검찰청 폐지의 가장 큰 기여와 역할을 한 사람들이 지금 특검에 파견 가 있는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력 검사"라고 적었다.
당정이 검사들을 개혁 대상으로 지목,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해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특검 수사에선 검사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장 부장검사는 "검찰 구성원들, 특히 검사들은 임은정 검사님을 제외(연유는 모르겠으나)하고 모두 하나의 인격체로서 연좌제급 무한연대책임을 지는 악의 집단"이라며 "특검에 파견을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님이 유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부지검장인 임 검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검찰개혁의 큰 틀을 논의한 국정기획위원회에 참여했으며,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내부 고발자'로 꼽히는 임 검사장은 검사장 승진 후 검찰개혁 국면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를 비판하면서 봉욱 민정수석 등을 검찰개혁 5적으로 표현하며 비난해 논란에 휩싸였다.
임 검사장은 지난 8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참석해 "눈 가리고 아웅식이 아니라 실질적 수사 구조 개혁과 수사·기소를 분리한 검찰개혁을 완성하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이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임 검사장이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여권의 강경파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장 부장검사는 최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파견된 검사들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해 성명을 내 검찰 복귀를 요청한 사례도 언급했다.
장 부장검사는 "다행히 악취 나는 검사들이 스스로 특검에서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할 자격이 없다고 반성한 것인지, 에둘러 수사·기소 분리의 검찰개혁 모순이라는 핑계를 대며 일선으로 복귀를 요청했다고 하니 그나마 양심은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또 "존경하는 장관님, 조속히 악의 축인, 검찰의 핵심 세력들인 파견 검사들을 당장 일선으로 내쫓으시어 폐지를 앞둔 검찰청에서 붕괴 직전인 민생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여 속죄하게 해주시고 더 이상 신성한 특검 수사를 더럽히지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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