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합의부 집중 현상 가속화…보이스피싱·중범죄 증가 때문?
법정형 높은 합의부 사건 비중 11.6%…10년간 지속 증가세
'징역 3년·5년' 실형 비중 높아지고 '집행유예' 비중 소폭 감소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형사 사건 수가 증가한 가운데 1심 사건 중에서 판사 3명이 심리하는 합의부 재판 접수 건수도 크게 증가, 합의부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1월, 보이스피싱 사건의 법정형이 징역 1년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수많은 보이스피싱 사건들이 합의부에 몰린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합의부 사건 수 비중이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늘어나는 원인은 우리 사회에 범죄가, 특히 형랑이 높은 범죄 발생이 증가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합의부 사건 비중 11.6%…10년간 최고치
25일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제1심 형사공판 사건 23만9981건 중 합의 사건은 2만7916건으로 전체 1심 형사공판 사건 중 11.6%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합의부 사건 비중이 1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에 9.1%였던 것과 비교하면 2.5%포인트(p) 오른 수치다.
합의부 사건은 전년 2만1497건에서 지난해 2만7916건으로 약 30%가량 증가했지만, 단독 사건은 21만5484건에서 21만2065건으로 오히려 줄어들면서 합의부 사건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 10년 동안 합의부 사건 비중은 계속 증가세다. 2015년 합의부 사건 비중이 7.5%에 불과했었지만 2018년에 8%대에 진입, 이후 7~8%대에 머물다가 2022년 9%에 돌입,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를 넘겼다.
전체적인 형사사건도 크게 늘었다. 형사사건은 총 181만9492건으로 전년(171만3748건)보다 6.1% 증가했다. 1심 형사공판 사건도 전년(23만6981건) 대비 소폭 늘어난 23만9981건이 접수됐다.
3명의 판사가 심리하는 합의부 사건은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사건 등을 맡고, 그 외의 사건은 단독 판사가 맡는다. 법정형이 높을수록 합의부 사건에서 사건을 맡는 것이다.
선고 형량도 전반적으로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자유형이 선고된 1심 형사공판 사건에서 징역 3년 이상의 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5.9%에서 6.2%로, 5년 이상의 형이 선고된 사건 비중이 전년 5.9%에서 6.2%로 각각 0.3%P 늘었다.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한 사건의 비중은 0.5%로 전년과 동일했으나, 총 자유형 선고 건수가 14만7398건에서 14만5246건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선고 건수는 678건에서 774건으로 약 100건 가량 늘어났다.
반면 집행유예를 선고한 비중은 전년 51%에서 50.5%로 소폭 줄었다. 1년 이상, 1년 이하 선고한 사건의 비중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대법원 형사공판 사건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2만4919건으로 전년(2만1128건) 대비 약 18% 증가했다. 2심 형사 사건은 8만2251건으로 전년에 기록한 7만9550건보다 소폭 늘었다.
◇검찰의 구속영장·압수수색 청구 크게 늘어
수사기관의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청구도 지난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2만7948건으로 전년 2만6272건보다 늘었다. 반면 법원의 발부율은 전년 79.5%에서 지난해 76.9%로 소폭 낮아졌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청구된 압수수색 검증 영장은 53만5576건으로 전년(45만7160건)보다 17%나 올랐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50만 건을 넘은 것은 근 5년간 처음이다. 구속영장 발부율과 달리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0.8%에서 91.2%로 소폭 올랐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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