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前검사 구속→정점 '윤석열·김건희' 정조준…매관매직 수사 본격화
'공천·인사 청탁' 김상민 구속…윤석열·김건희 뇌물 수사 분수령
고가 그림·목걸이·금거북이 등 매관매직 의혹 파장…실체 드러낼까
- 남해인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정윤미 기자 =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키맨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신병을 확보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의 뇌물죄 혐의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관매직 의혹이란 김 여사 또는 김 여사 주변으로 고가의 그림과 목걸이 등 장신구, 금거북이가 '대가성'으로 전달됐다는 내용으로, 김 전 검사의 경우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이우환 화백 그림을 청탁 목적으로 건넨 혐의를 받는다.
앞으로 특검팀은 청탁의 대가성을 기준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검사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1억 2000만 원에 현금 구매해 김진우 씨에게 건네고 그 대가로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에 도전했고, 공천에서 탈락한 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는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또 지난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이른바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 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납비를 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총선 공천과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에 도움을 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는 못했으나 같은 해 8월 국정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다만 김 전 검사 측은 김진우 씨의 요청으로 돈을 받아 그림을 대신 구입했을 뿐 청탁 대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김 여사에게 언제, 무슨 방식으로 그림이 전달됐는지 특정돼 있지 않고 직무 관련성도 분명하지 않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법원이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기소 단계에서 형량이 더 높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련성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특검팀이 그림의 대가성,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범 여부를 추가로 입증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김 전 검사 등 세 사람에게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또는 그 배우자에게 1회 100만 원 또는 1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해선 안 되는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뇌물죄의 경우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지만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만 처벌할 수 있으며 청탁금지법과 달리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김 여사의 뇌물 혐의가 성립되려면 공무원이었던 배우자 윤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은 '정범'으로 인정돼야 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 데다 김 전 여사 또한 진술에 소극적이라 특검팀의 뇌물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팀은 구속된 '키맨' 김 전 검사를 추가 소환해 그림의 대가성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검사의 구속을 계기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고가 귀금속 의혹,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거북이 의혹 등 특검팀의 다른 매관매직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 귀금속 의혹은 이 회장이 2022년 대선 직후 사위 박성근 전 검사의 인사를 청탁하며 6000만 원 상당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와 함께 수천만 원대 브로치와 귀걸이 등 이른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종 세트'를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내용이다.
해당 선물이 전달된 후 박 전 검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이 회장과 박 전 검사를 동시에 소환해 한 차례 조사를 마쳤다.
금거북이 공여 의혹은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10돈짜리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편지를 김 여사 측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금거북이와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처럼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를 발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국교위 초대 위원장(장관급)에 임명됐지만 매관매직 의혹이 확산하자 지난 1일 사퇴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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