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 일방 출석, 피의자 권리 넘어서…엄정 처리"(종합)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특검 소환, 세 차례 불응
김상민 영장심사, 118쪽 PPT 준비…김건희 재판, 생중계 검토 안 해
- 황두현 기자, 이세현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이세현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자진 출석'했다고 밝힌 한 총재의 주장과 상반되는 입장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김형근 특검보는 17일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0시부터 한 총재에 대한 피의자 신문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김 특검보는 이어 "금일 조사는 피의자가 특검의 3회에 걸친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법원의 공범에 대한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후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특검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향후 이 사건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 넘게 조사를 받은 뒤 휴식을 취하고 오후 1시 30분부터 2차 조사에 돌입했다. 오전 중 50여쪽의 질문지를 3분의 1가량 소화해 심야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는 이날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관련 질의에 대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출석해 조사를 받는 만큼 아직 체포영장 청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첫 소환에 응하지 않은 전례를 참작해 추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영장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 특검보는 한 총재에 대해 "3회에 걸쳐 충분한 시간을 주고 소환 통보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출석 불응을 밝히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은 보장된 피의자 권리를 넘어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했는데 마지막으로 3차 소환한 게 금주 월요일"이라며 "그런데 불과 이틀 뒤에 특별히 건강 상태가 호전돼 출석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윤핵관 의원들에게 접근해 금품 등을 건네고 청탁한 의혹을 받는다.
또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한 의혹도 받는다. 특정 인사를 당대표로 선출하고자 신도들을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으로 대거 가입시켰다는 의혹과 해외 원정 도박 수사 무마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앞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청탁 창구로 활용한 만큼 윤 전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두고는 "필요하면 진행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 총재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지난 8일과 11일, 15일 세 차례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그러다 특검팀이 최근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비치자, 16일 언론을 통해 17일 오전 10시 특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건강을 고려 특검 사무실 지하에 구급차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검사 4명을 투입했다.
앞서 183쪽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심사에서 118여쪽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통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 12일 김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지난해 김 전 검사의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한다. 김 전 검사가 지난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박 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김건희 여사의 첫 공판기일에는 관련 수사를 총괄한 김형근 특검보가 참석할 예정이다. 재판 생중계 신청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으로 지난달 29일 역대 영부인 중 최초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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