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기훈 구속 후 첫 조사…김건희 주가조작 공모 밝혀낼까

'구속 피의자'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오전 10시부터 소환조사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정조준…조성옥 前회장 수사 속도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위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건희 특검팀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한 긴급 공개수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8.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남해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구속 후 첫 피의자 조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로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 호송차량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이 부회장을 태우고 오전 9시 44분쯤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도착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14일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음 날인 15일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구속기소)과 이응근 전 대표(구속기소), 조성옥 전 회장(불구속) 등과 주가조작 공범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같은 달 17일 예정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사전 고지 없이 불출석하고 도주해 55일 만인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검거됐다.

특검팀은 체포 다음 날인 11일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해 마침내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6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조작해 369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내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주가조작의 기획자이자 주범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및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4일 출범 이래 처음 기소해 재판 중인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발단이 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회사다. 최대 주주는 이 회장으로 삼부토건과 형제 관계나 다름없다.

두 회사는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 급등의 수혜를 입었다. 웰바이오텍의 경우 주가 급등 당시 전환사채(CB) 발행·매각으로 약 4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역시 삼부토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주가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구세현 웰바이오텍 대표를 대상으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조 전 회장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회장을 '주식 매도자'로 보고 보완 수사를 거쳐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 1호 수사였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과제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다.

삼부토건 주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지원을 약속한 시점에 급등했다. 같은 해 5월 주당 1000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인 7월 5000원 대로 치솟았다.

김 여사 연루 가능성은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불리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하기 전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다만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이 전 대표를 구속기소하면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또한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공소장에도 김 여사와 공모관계를 적시하지 못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