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기훈 구속 후 첫 조사…김건희 주가조작 공모 밝혀낼까
'구속 피의자'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오전 10시부터 소환조사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정조준…조성옥 前회장 수사 속도
- 정윤미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남해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구속 후 첫 피의자 조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로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 호송차량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이 부회장을 태우고 오전 9시 44분쯤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도착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14일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음 날인 15일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구속기소)과 이응근 전 대표(구속기소), 조성옥 전 회장(불구속) 등과 주가조작 공범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같은 달 17일 예정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사전 고지 없이 불출석하고 도주해 55일 만인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검거됐다.
특검팀은 체포 다음 날인 11일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해 마침내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6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조작해 369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내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주가조작의 기획자이자 주범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및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4일 출범 이래 처음 기소해 재판 중인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발단이 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회사다. 최대 주주는 이 회장으로 삼부토건과 형제 관계나 다름없다.
두 회사는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 급등의 수혜를 입었다. 웰바이오텍의 경우 주가 급등 당시 전환사채(CB) 발행·매각으로 약 4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역시 삼부토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주가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구세현 웰바이오텍 대표를 대상으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조 전 회장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회장을 '주식 매도자'로 보고 보완 수사를 거쳐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 1호 수사였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과제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다.
삼부토건 주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지원을 약속한 시점에 급등했다. 같은 해 5월 주당 1000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인 7월 5000원 대로 치솟았다.
김 여사 연루 가능성은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불리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하기 전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다만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이 전 대표를 구속기소하면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또한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공소장에도 김 여사와 공모관계를 적시하지 못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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