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한학자, 尹 지지 물론 선물 승인한 적도 없다" 특검에 반박

특검 "한학자 '통일교 尹 돕겠다', 김건희 목걸이도 한학자 승인"
통일교 "개인적 일탈행위 특정 인물의 허위 주장…유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가평·서울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난 7월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 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다./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1일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한학자 총재가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통일교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고 부정한 자금 거래나 청탁, 선물 제공을 승인한 적도 없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통일교 측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 및 금전 거래를 지시한 사실도 없다"며 "문제의 보도 내용은 가정연합 고위 간부를 지내며 개인적 일탈 행위를 했던 특정 인물의 허위 주장과 근거 없는 추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 수사를 통해 억울함이 해소되기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 과장된 내용이 보도돼 종교단체의 존립 기반과 신도들의 양심을 짓밟고 있다. 교단과 신도들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취급하는 관련 보도들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총재는 전날(8월 31일) 예배를 통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청탁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이라며 공개적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이는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된 후 첫 입장 표명이다.

뉴스1이 확보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후계 구도 문제와 대규모 자산 소송전 등 재정이 악화하면서 대선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의 지시에 따라 통일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물색했고, 한 총재의 승인 아래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이후 권 의원은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를 만나 한 총재가 '앞으로 통일교는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감사의 표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는 이후 통일교 행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해 미국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해 선거를 도왔고, 집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특검팀은 이밖에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소위 '투트랙'으로 소통 창구를 만들고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을 선물하는 데도 한 총재의 승인이 있다고 봤다.

특히 대선 후 윤 전 대통령이 권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윤 전 본부장에게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고,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각종 프로젝트와 행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아울러 한 총재가 김 여사로부터 온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지원 요청도 승인하고 권 의원을 당 대표를 미는 방안에 통일교의 조직, 재정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권 의원이 '원정도박 사건' 형사사건 정보를 윤 전 본부장에게 말하자 윤 전 본부장에게 원정 도박 및 도박 자금 출처 관련 자료를 정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봤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