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수사 외압 의혹' 이시원 전 비서관 31일 피의자 소환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오는 31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한다. 검사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2023년 8월 2일 해병대가 경찰에 이첩한 수사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했는데 이 전 비서관이 당일과 사후 조치 과정에서 경찰, 국방부 관계자와 소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이어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보낸 채상병 사건 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는 특검 주요 조사 대상"이라며 "이 전 비서관에게 이 부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31일 오전 9시 30분까지 특검팀에 출석한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서 윤 전 대통령이 개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다. 군 검찰단이 사건을 이첩한 당일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임기훈 전 대통령 국방비서관과 통화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전날(29일) 소환한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에 대한 2차 조사도 20일 오전 진행할 방침이다. 박 전 보조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다.

박 전 보좌관은 29일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특검보는 "어제도 상당한 내용을 조사했지만 하루에 다 끝낼 수 없어서 내일 추가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조사 내용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군 검찰단이 경찰에서 기록을 회수한 이후 군 내·외부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일정은 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보는 "당장은 아닐 것 같고 앞으로도 할 게 많아서 그분들(관계자) 조사하고 나서가 아닐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22분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은 특검팀에 출석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지켜봤느냐' 등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특검팀은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을 상대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전 대통령의 반응과 지시사항 등 2023년 7월 31일 당시 상황 전반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용과 반응, 윤 전 대통령이 보고 받고 누구에게 무엇을 지시했는지 등을 상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점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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