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공천개입·목걸이·격노·…특검 지명 50일에 뒤집히는 진술들

윤상현 "尹·김영선 공천 관련 통화"…김태효·김계환 "VIP 격노 있었다"
'강경파' 김성훈, 尹 변호인단 빠지자 범행 진술…구속영장 명시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지명 50일을 앞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복심들의 진술이 번복되며 특검 수사에 속도가 나는 모습이다. 핵심 인사들의 입장 변화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의 칼날은 더욱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겨눠지고 있다.

각 특검팀은 각종 의혹에 대한 추가 증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자 소환 조사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세 명의 특별검사(조은석·민중기·이명현)를 임명한 지 50일이 되는 날이다.

각 수사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재구속된 이후 추가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고 김 여사는 오는 6일 오전 10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간 진술을 번복한 이들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대표적 친윤(친윤석열)으로 꼽히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김건희 특검팀의 소환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에서 "내가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내가 하여튼 저,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했다.

통화한 시기는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결과 발표를 앞둔 5월 9일로 당시 윤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윤 의원은 녹취록 공개 이후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한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 왔는데 특검에서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관위에 전달하지 않아 실제 공천에 반영하지 않았고 공관위 회의를 통해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또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고(故)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요청받으면서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뜻이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장 전 의원과의 통화사실만 확인했을 뿐, 직접적으로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지시하거나 요구하진 않았다고 윤 의원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목걸이 관련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 여사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인물들도 진술 변화로 입장이 엇갈리면서 특검팀은 대질 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23일 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 지난 25일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 조사했는데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명품 목걸이와 팔찌에 대한 진술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 장신구와 관련한 김 여사 측의 입장도 달라지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목걸이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로 진품은 6000만 원이 넘어 공직자윤리법을 어겼다는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은 논란 당시던 2022년 8월 목걸이 등 장신구를 "김 여사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5월엔 "모조품을 따로 구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특검팀에서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진우 씨 인척집을 압수수색 하던 과정에 목걸이 등을 확보하자, 김 여사 측은 "친오빠 김진우 씨에게 사줬던 모조품을 다시 빌린 것"이란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진우 씨와 해당 인척을 소환해 장신구 보유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른바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 당시 회의 참석자 중 김태효 전 차장과 이충면 전 비서관, 왕윤종 전 비서관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취지의 뒤바뀐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모두 윤 전 대통령의 격노설을 부인해 오던 입장이었다.

마찬가지로 격노설을 부인했던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역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했다.

특검팀은 앞선 이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당시 반응과 지시 사항 등 2023년 7월 31일 당시 상황 전반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당시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조태용 전 국정원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이밖에 '강경 충성파'로 분류됐던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차장은 그간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관련 혐의를 줄곧 부인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참여하지 않은 내란특검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실제 특검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가 김 전 차장에 대해 회유 또는 압박으로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적시됐다.

법원 또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기록 삭제 등을 지시하고 진술을 회유하는 듯한 외견을 형성한 것이 증거 인멸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정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경호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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