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외국인 관광객 성폭행…'前 NCT' 문태일 1심 징역 3년 6개월

특수준강간 혐의…검찰 "집단 성폭행, 계획적 범행" 징역 7년 구형
법원 "죄질 매우 좋지 않아…피해 외국인 여행하다 정신적 큰 고통"

NCT127 전 멤버 태일.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만취한 외국인 관광객을 함께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유명 남성 아이돌그룹 NCT 출신 태일(30·본명 문태일)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1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를 받는 문 씨와 공범 이 모 씨, 홍 모 씨에게 모두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특수준강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 외국인은 낯선 곳에서 여행하다 범행을 당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문 씨가 자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수를 인정한다고 해도 형의 임의적 감면 사유로는 불가하다"며 "자수 시점에 객관적 증거가 수집돼 있었고 피고인의 소재가 파악돼 있어 주거지 압수수색 이후 자수에 이르렀다. 작량 감경해 판결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문 씨 등은 지난해 6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이 씨 주거지에서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던 중국 국적의 여성 관광객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준강간 혐의는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인 상대를 간음·추행한 경우 성립한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당일 오전 2시 33분쯤 이태원의 한 주점에서 A 씨와 우연히 만나 술을 마시던 중 A 씨가 만취하자, A 씨를 택시에 태워 이 씨의 주거지로 이동시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범행 뒤 날이 밝자 주거지에서 떨어진 곳으로 A 씨를 옮겨 택시를 태워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홍 씨는 이 씨에게 "택시 좀 나가서 태워, 다른 곳으로 찍히게"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 방배경찰서는 탐문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추적 끝에 이들의 신원을 특정, 주거지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후 이 씨와 홍 씨는 지난해 8월 20일, 문 씨는 같은 달 28일 자수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생면부지의 외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가 집단으로 윤간한 사건으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문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사건 이후 2개월간 경찰이 끈질기게 추적해 피고인을 특정했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자수서라는 이름의 서류를 제출했으나 이를 법률에서 정한 진정한 의미의 자수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들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지만, 처음 본 관광객을 '술을 더 마시자'며 새벽 2시에 방배동의 빌라에 데려가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으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 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에게 정말 큰 피해를 줬단 것에 대해 가장 크게 후회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제게 실망을 느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선처해 주신다면 일생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어떤 일이라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씨는 2016년 NCT로 데뷔해 유닛 그룹인 NCT U와 NCT 127 멤버로 활동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문 씨의 성범죄 논란이 일자 지난해 10월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