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입시업체 정보 '무단 크롤링'해 컨설팅…시대인재 1심 유죄

예상 합격선 등 DB 무단 복제 혐의…입시컨설턴트 2명 징역형 집유
"DB 핵심 부분 큰 비용 없이 입시컨설팅에 활용…피해 가볍지 않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입시 컨설팅에 활용하기 위해 유명 입시 전문업체의 분석데이터를 무단 복제한 혐의를 받는 입시학원 '시대인재' 직원들과 운영사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시대인재 입시분석센터 팀장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재수종합반 담당 직원 B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시대인재 운영사 하이컨시에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A·B 씨는 회당 약 50만 원 이상의 입시 컨설팅에 활용할 목적으로 오픈소스 '크롤링' 프로그램으로 유명 입시업체 C 사의 모의 입시 지원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추출해 무단 복제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이 추출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6곳의 입시 결과와 모의 지원 경쟁률, 합격예측 점수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C 사의 정기 업데이트 일정에 맞춰 이용자들의 입시 지원 정보가 누적되는 데 따라 십수 회에 걸쳐 입시 지원 정보와 합격 예측 점수 데이터베이스를 무단 복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회사인 C 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 입시 수험생을 위한 모의 지원, 합격 예측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전국 4년제 200여 개 대학과 130여 개 전문대학 모집 요강을 수집해 정리하고, 입시 지원 정보를 입력하면 각 대학 입학 사정 방식에 맞춰 관리할 수 있도록 독자적 데이터베이스 체계를 구축해 왔다.

재판부는 먼저 C 사의 데이터가 단순 수집·나열된 것이 아니라 해석과 체계적인 배열을 통해 제작한 데이터베이스라고 봤다. 그러면서 A·B 씨가 C 사의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 사가 상당한 투자·노력을 기울여 구축·유지·관리하는 입시 지원 정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의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C 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입시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활용했다"며 "이는 허용된 목적 범위 내의 서비스 이용이라고 볼 수 없고 C 사의 서비스 이용자의 통상적인 이용과도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C 사가 제공하는 정보 갱신·검증·분석 과정과 결과 오류 방지, 정확성·신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C 사의 노력이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거나 왜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C 사가 큰 비용을 들여 수집한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무단 복제해 입시컨설팅업에 사용해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며 "수집한 정보량과 침해된 데이터베이스의 내용·특성, 데이터베이스가 입시컨설팅 업무에 가지는 가치를 고려할 때 C 사가 입은 피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A 씨가 지난 2020년 피해 회사를 위해 1000만 원을 형사 공탁한 점, A·B 씨가 재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 요소로 고려해 선고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