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회심의 카드' 구글 타임라인도 역부족…2심 법원 "신뢰성 낮다"
3개월 감정했지만…감정인 "작동 원리 공개 안돼 추론만" 의견
알리바이 입증할 '반포 행적' 뒷받침할 다른 객관적 증거 없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이 알리바이를 입증하기 위해 꺼내 든 '구글 타임라인' 카드도 1심의 유죄 결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변론 종결까지 미루어 가며 약 3개월에 걸쳐 감정을 진행했지만, 구글 타임라인의 작동 기전 등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이상 그 신빙성을 섣불리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6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혐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이날 항소심 선고기일을 통해 "공소사실 탄핵증거로서의 증거가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5월 3일 오후 6시 경기 성남에 위치한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김 전 부원장 측은 당시 동선이 나타난 구글 타임라인을 2심 과정에서 증거로 내놨다. 구글 타임라인(타임라인)이란 구글 지도 앱에 내장된 기능으로, 위치 기록을 토대로 이동한 경로와 방문한 장소 등을 기록한다.
김 전 부원장은 2013년 말부터 2022년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까지 타임라인을 켜고 다녔으며,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기간을 포함해 2021년 2~7월까지 6개월간의 모든 타임라인 기록과 원시데이터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해 8월 말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었지만, 타임라인 감정을 채택해 3개월 동안 감정을 진행했으며 김 전 부원장의 보석도 허가했다. 특히 2021년 5월 3일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재판부에 따르면 감정인은 △타임라인의 정확한 작동 원리와 메커니즘이 공개되지 않아 비확정 방법에 의한 추론만 했고 △삭제할 경우 기록이 없어 무결성 판단도 할 수 없으며 △오차 측정도 할 수 없지만 △원시데이터는 수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재판부는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이 인정되면 그 내용도 진정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무결성·정확성이 있지 않으면 증명력이 매우 낮고, 증거로서의 가치가 낮다면 탄핵증거로서의 가치도 낮다"며 "이런 결과라면 다른 객관적 자료로 타임라인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의 당일 타임라인 행적을 살펴보면, 김 전 부원장은 오후 6시쯤 서울 반포로 이동했다가 오후 7시가 넘어 서초동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당시 반포에서 뭘 했는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보강 자료가 없고 주장만 있다"며 "그 시간대 타임라인 자료 중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사용자의 위치 후보군에 유원홀딩스와 가까운 성남의 한 장소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그 장소는 김 전 부원장 자택(근처)에 있는 교회가 이사 간 상태"라며 "어떤 경위로 그런 자료가 나타나고 있는지 명백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를 방문한 날로 인정하고 있는 2022년 2월 4일을 포함해, 감정 제출 전 이미 타임라인 기록이 피고인 측에 의해 수정된 흔적이 발견된다"며 "갤럭시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고 이동하면 실제 이동 내역과 타임라인이 다른 게 많이 나타난다"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감정인이 기술적·과학적으로 감정한 것이 아니라 경험적 방법에 의한 감정을 했고 테스트 데이터가 한 개 밖에 없었다. 감정 결과의 신뢰성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심은 이날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 및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하고 6억7000만 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보석은 김 전 부원장에게 구속 사유가 있음에도 이 재판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허가한 것"이라며 판결 선고와 함께 보석 취소를 결정해 김 전 부원장은 다시금 법정구속됐다.
불법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남 변호사에게는 징역 8개월을, 양측에서 자금을 전달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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