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회심의 카드' 구글 타임라인도 역부족…2심 법원 "신뢰성 낮다"

3개월 감정했지만…감정인 "작동 원리 공개 안돼 추론만" 의견
알리바이 입증할 '반포 행적' 뒷받침할 다른 객관적 증거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 불법 수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이 알리바이를 입증하기 위해 꺼내 든 '구글 타임라인' 카드도 1심의 유죄 결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변론 종결까지 미루어 가며 약 3개월에 걸쳐 감정을 진행했지만, 구글 타임라인의 작동 기전 등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이상 그 신빙성을 섣불리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6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혐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이날 항소심 선고기일을 통해 "공소사실 탄핵증거로서의 증거가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감정인 "작동 원리 공개 안돼 추론만…원시데이터 수정 안돼" 의견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5월 3일 오후 6시 경기 성남에 위치한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김 전 부원장 측은 당시 동선이 나타난 구글 타임라인을 2심 과정에서 증거로 내놨다. 구글 타임라인(타임라인)이란 구글 지도 앱에 내장된 기능으로, 위치 기록을 토대로 이동한 경로와 방문한 장소 등을 기록한다.

김 전 부원장은 2013년 말부터 2022년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까지 타임라인을 켜고 다녔으며,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기간을 포함해 2021년 2~7월까지 6개월간의 모든 타임라인 기록과 원시데이터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해 8월 말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었지만, 타임라인 감정을 채택해 3개월 동안 감정을 진행했으며 김 전 부원장의 보석도 허가했다. 특히 2021년 5월 3일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재판부에 따르면 감정인은 △타임라인의 정확한 작동 원리와 메커니즘이 공개되지 않아 비확정 방법에 의한 추론만 했고 △삭제할 경우 기록이 없어 무결성 판단도 할 수 없으며 △오차 측정도 할 수 없지만 △원시데이터는 수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 불법 수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른 객관적 자료로 내용 보강해야…반포 행적 주장만 있을 뿐"

재판부는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이 인정되면 그 내용도 진정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무결성·정확성이 있지 않으면 증명력이 매우 낮고, 증거로서의 가치가 낮다면 탄핵증거로서의 가치도 낮다"며 "이런 결과라면 다른 객관적 자료로 타임라인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의 당일 타임라인 행적을 살펴보면, 김 전 부원장은 오후 6시쯤 서울 반포로 이동했다가 오후 7시가 넘어 서초동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당시 반포에서 뭘 했는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보강 자료가 없고 주장만 있다"며 "그 시간대 타임라인 자료 중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사용자의 위치 후보군에 유원홀딩스와 가까운 성남의 한 장소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그 장소는 김 전 부원장 자택(근처)에 있는 교회가 이사 간 상태"라며 "어떤 경위로 그런 자료가 나타나고 있는지 명백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를 방문한 날로 인정하고 있는 2022년 2월 4일을 포함해, 감정 제출 전 이미 타임라인 기록이 피고인 측에 의해 수정된 흔적이 발견된다"며 "갤럭시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고 이동하면 실제 이동 내역과 타임라인이 다른 게 많이 나타난다"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감정인이 기술적·과학적으로 감정한 것이 아니라 경험적 방법에 의한 감정을 했고 테스트 데이터가 한 개 밖에 없었다. 감정 결과의 신뢰성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심은 이날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 및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하고 6억7000만 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보석은 김 전 부원장에게 구속 사유가 있음에도 이 재판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허가한 것"이라며 판결 선고와 함께 보석 취소를 결정해 김 전 부원장은 다시금 법정구속됐다.

불법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남 변호사에게는 징역 8개월을, 양측에서 자금을 전달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