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환에서 송영길 구속까지…野 겨냥한 올해 수사 [2023 법조결산②]
전·현직 민주당 대표 겨냥한 수사…송영길은 내년까지 구속
이재명 남은 사법리스크 다수…민주당 현직 의원도 수사 선상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야권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는 올해 더불어민주당의 전·현직 수장을 모두 정통으로 겨누며 정점에 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현직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 최초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송영길 전 대표는 '돈봉투' 수사 개시 8개월 만에 구속됐다. 그러나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위증교사 의혹 등 배후 세력으로 민주당이 거론되는 사건이 연이어 남아 있어 야권을 향한 검찰 수사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이재명, 올해만 6번 조사· 2번 구속영장 청구·3번 기소
이 대표는 이번 해에만 6번 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3번에 걸쳐 기소됐다. △대장동 의혹 △백현동 의혹 △위증교사 의혹 △성남FC 의혹 등 4개 혐의를 받았다.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당시 부장검사 엄희준)는 올해 1월부터 이 대표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후, 성남지청에서 넘겨받은 '성남FC' 의혹과 함께 2월16일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현직 제1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은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고 두 번의 조사에서 모두 묵비권을 행사하며 검찰과 팽팽히 대립했다.
사상 초유의 구속영장 청구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며 일단 가로막혔다. 검찰은 이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장동 4895억원 배임·성남 FC 133억 뇌물' 혐의를 적용해 이 대표를 3월22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의 구속 시도는 멀지 않은 시점에 다시 찾아왔다.
서울중앙지검은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8월에 한 차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9월에 두 차례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검찰 수사에 완강히 대항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9월18일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을 모두 묶어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두 번 만에 체포동의안의 벽을 넘고 이 대표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으로 보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러나 법원은 "혐의 일부가 소명된다"면서도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검찰은 10월이 대표를 백현동 의혹과 위증교사 의혹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으로 성남시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배임) 적시하며, 이 대표에게 적용된 배임액은 대장동과 합해 총 5000억원을 넘기게 됐다.
◇'돈봉투' 수사 250일 만에 송영길 구속…수수의원 19명 파장 불가피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수사는 개시한 지 250일 만에 정점으로 지목한 송영길 전 대표를 구속하며 민주당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압수수색으로 신호탄을 울리며 시작한 이 사건은 △국회의원, 지역상황실장 등에 돈봉투 살포 △외곽 후원조직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뇌물 수수 의혹으로 수사 범위가 차츰 커졌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윤관석 의원 등 핵심 피의자들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와 달리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먼저 기소된 관계자들의 재판 중 돈봉투 수수 의원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의 실명도 공개했다. 검찰은 그중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의 사무실을 11월2일 압수수색 하며 돈봉투 수수의원 규명에도 박차를 가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단 한 번의 구속 영장 청구로 송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수사 개시 250일 만이다.
다만 송 전 대표는 구속 후에도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 수수의원 규명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의 보복 수사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싸워나가겠다"는 취지의 옥중서신을 보내는 등 검찰 수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보다는 향후 재판에서 혐의를 다투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구속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하고 동시에 수수의원들의 출석 조사 일정을 조율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검찰은 한 차례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이성만 의원, 압수수색을 받은 허종식 의원 등 19명의 의원을 조사할 예정인데, 다수의 민주당 현직 국회의원들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어 처분 결과에 따라선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검찰, 미해결 과제 수두룩…이재명 사법 리스크 현재 진행형
대장동·백현동 의혹은 사실상 마무리 됐으나 검찰의 미해결 과제는 산적해 있다. 대장동 428억원과 백현동 200억원 약정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공익 환수 사업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을 꺾기 위해 그가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약속받았다는 '428억 약정' 의혹을 입증하고자 했으나, 결국 입증에 실패하며 이 의혹은 여전히 미제로 남았다.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가 로비스트 김인섭씨 측으로부터 200억원을 받기로 약속받았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지난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8억47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이 대표가 직접 관여했는지도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루어진 대장동 관련 '허위 보도' 수사에서도 이 대표가 가시권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선 당시 이 대표와 관련해 불거진 대장동 의혹의 표적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옮기기 위해 여론 조작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데, 그 '배후 세력'으로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 비리 진상규명 TF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하고 있다.
수원지검에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대북 송금 의혹과 더불어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정자동 호텔 개발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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