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사' 2심서 2년 감형…1·2심 달리 본 형량 기준

"1심, 처단형 기준 잘못 설정…공탁금 5억원, 양형에 제한적 고려"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입혀…혈액암 투병·건강상태 악화 고려"

13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하교 앞에 마련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초등학생을 기리는 추모 공간에서 학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2.1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서울 강남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40대 음주 운전자가 2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이지영 김슬기)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고모씨(4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고씨는 1심에서는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는데, 2심에서 2년의 징역형이 줄어들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고씨가 사고 후 도주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은 사고 현장 직선거리 16~21미터 거리의 주차장에 차량 주차하고 사고 현장에 온 점, 소요 시간이 약 9초 걸린 점, 사고 현장 직후 주변에 자신이 운전자라고 알린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의 도주가 증명됐다고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고씨의 형량이 줄게 된 것은 1심과 처단형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로 A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어린이보호구역치사) △음주 상태로 A군을 사망하게 한 것(위험운전치사), 이 두 가지 범죄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이라고 판단했다.

1심은 이 두 가지의 범죄를 각각 저지른 '실체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처단형의 기준이 높아지게 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이에 1심에서 적용한 징역 3~45년의 처단형 기준보다 낮은, 징역 3~32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법원은 처단형 범위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양형기준을 적용해 선고형을 정한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초범이고 사죄의 뜻을 밝히며 유족들에게 1심에서 3억5000만원, 2심에서 1억5000만원을 추가 공탁했다"면서도 "피고인이 공탁한 사실은 (양형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자와 유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며 "다만 재범 가능성이 낮아 보이고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데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고씨는 지난해 12월2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초등학생 A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사고 직후 경찰 체포 당시 고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ho86@news1.kr